[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굉장히 좋다. 우리 투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경기에 끼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벌써부터 현장에선 "생각보다 높은 공이 잡힌다"며 타자들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
사령탑의 생각은 어떨까. 25일 김해 상동연습장에서 만난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앞서 설명회를 할 때는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윗선'이 어디인지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며 "앞으로 리그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존이)발전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롯데는 전날 열린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새로운 존에 맞춘 첫 경기를 치렀다. 서튼 감독은 "심판들이 선수, 코치, 감독과 많은 대화를 원했다. 원하는 만큼 물어봤고, 바뀐 규정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굉장히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신뢰를 표했다.
결국 단순히 투타간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새로운 존에 적응하고, 훈련하고, 준비하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경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롯데는 최근 몇년간 제구에 아쉬움이 있더라도 구속이 빠르고 구위가 좋은 투수들을 다수 모았다. 특히 강조되는 건 '수직 무브먼트'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최건과 이강준, 지난 시즌 발굴한 김도규가 대표적이다. 거물 신인 김진욱 역시 투구폼을 교정해 제구를 잡기보단 갖고 있는 구위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지도하고 있다.
"2군에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그렇게 훈련했고, 작년부터는 1군에서도 집중적으로 연습시켰다. 모든 투수들이 상단을 공략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각자에 맞는 장점을 살리는게 중요하다. 다만 모든 투수들이 높아진 존을 노릴 수 있다. 자신감이 있다."
특히 올시즌엔 사직구장이 넓어지고 펜스가 높아진다. 투수들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서튼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잠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구장이 커진다고 해서 동요하진 않을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