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범이 정지훈과의 1인 2역 호흡을 언급했다.
김범은 24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나 tvN '고스트 닥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범은 '고스트 닥터'를 통해 정지훈과 자신을 동시에 표현해내야 하는 빙의 연기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김범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재미있었다. 어렸을 때 본 예능에서 '뿅'하면 없어지고 '뿅'하면 나타나고. 그런 것들을 실제 드라마에서 찍은 거다. 처음에는 민망한 것도 너무 많고, 스태프들이 다 저를 보며 비웃는 것 같고 그랬는데, 저는 제가 진지함을 놓치는 순간 삼류 코미디가 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이건 이럴 수 있다'고 했었다. 혼자 차영민이 됐다가 승탁이가 됐다가 하는 부분들은 제 스스로도 믿음을 가지고 연기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저는 빙의가 된 캐릭터로 '승탁 고스트' 버전의 연기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서 초반에 정말 한 두 달 동안은 지훈이 형을 현장에서 촬영이 없을 때도 계속 지켜봤던 것 같다. 겉으로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이라고 하면 외형적으로는 걸음걸이나 평상시에 서있을 때 모습이나 말투, 얘기를 할 때 손의 제스처 같은 것들을 보면서 혼자 몰래 메모를 했었고, 예를 들면 의사 가운을 입고 있을 때 승탁이는 의사 가운에 손을 넣고 구부정하게 있다. 손이 부딪히는 것에 예민한 캐릭터로 설정했다면, 차영민은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는다거나 그런 차이점을 뒀다. 걸음걸이는 승탁이는 만화처럼 디즈니 만화의 캐릭터들이 걷는 모습을 따라했고 차영민 교수의 걸음걸이는 어깨가 항상 펴지고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차이점을 두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지훈과의 연기도 즐거웠다. 김범은 "일단은 소통 자체가 너무 잘되는 선배고 형이라 촬영에 수월하고 재미있었다. 승탁이라는 캐릭터는 겉모습은 저고 영민이 가 들어와서 만들어진 캐릭터지만, 처음에도 '이건 제 1인 2역이 아니라 형과의 2인 1역'이라고 했었다. 둘이서 만든 캐릭터라서 그걸 만들어내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유이 씨가 연기한 장세진을 대할 때의 태도는 형이 훨씬 이해를 하고 있을 것 같아서 '형 이럴 때는 어떻게 서있고 어떻게 앉아있을 것 같냐'고 물어봤고, 형이 하는 대사의 톤이나 말투, 또는 사람들이 얘기할 때 띄어쓰기도 다 다르게 한다. 어디서 띄어서 읽는지 참고해서 봤다. 같이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형이 표현해야 하는 승탁이의 상태가 있어서 형도 저에게 와서 '너는 어떻게 할 거니. 어떻게 했니'를 물어봐주셨다. 둘이 만든 캐릭터라 좋았다. 코미디를 너무 잘하는 배우라서 현장에서 너무 좋았고 잘해주셨다. 둘이서 연기할 때 굉장히 재미있었다"고 했다.
이어 "현장에서 만들어낸 것들이 많다. 마지막 신 마지막 대사도 다 저희가 만들었다.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그런 시퀀스도 다 저희가 만들었다. '이 정도면 금손 인정? 밥 먹으러 갈래?' 이런 것도 생활감이 있는 저희의 대사들이다. 대본에는 생활감 말투가 아니라 조금은 딱딱한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들은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보이게끔 바꿨던 것 같다. 지금 기억에 남는 마지막회 마지막 신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정지훈과의 호흡에 대해 김범은 "굉장히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계시고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시고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심과 동시에 형이 울어야 하는 신이나 차교수님의 아픈 부분을 연기해야 하는 신에서는 굉장히 짧은 시간에 큰 집중력을 내는 걸 보고 멋진 배우라는 것을 느꼈고, 우는 모습이 슬퍼서 '우는 모습이 굉장히 슬프구나'를 생각했다"며 "형이 운동하시는 걸 보고 할리우드 '닌자 어세신' 등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다.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고 필요에 의해 하고 있지만, 형은 매일 운동하는 병적인 느낌을 갖고 있다. 저희가 촬영이 늦게 끝나도 '운동하고 들어가려고'하고 '형 쉬세요?'해도 '아니 운동하고 들어가려고'하고 버릇처럼 운동하는 분이다. 저는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저를 자유롭게 두고 싶어서 형이 운동하자는 것을 피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범은 또 정지훈을 포함해 유이, 손나은, 성동일 등과의 호흡을 언급하며 "차교수님을 연기한 정지훈 형과는 매일 만났다. 6~7개월간 매일 현장에서 보고 아침 첫 신부터 마지막 신까지 계속 함께한 사람이라 당연히 가족보다 더 많이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와의 호흡이 굉장히 좋았어서 7~8개월이 웃음이었다는 기억이 남는다. 그 외에도 태인호 선배, 고상호 선배, 안태환 씨, 성동일 선배, 박철민 선배 등등 저희 참관실에서 참관을 하신 캐릭터들이 있다. 그들이 촬영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들 때문에 많은 컷과 대사가 없음에도 그 자리에서 열 몇 시간을 앉아 계셨다. 저희도 물론 수술이 힘들지만, 참관실에서 갇혀 있는 공간에서 힘든 부분이 있었을텐데 수술하는 저희를 격려를 해주셨다"고 했다.
이어 "특히 성동일 선배 같은 경우에는 현장에서 늘 '우리는 그냥 돈받은 대로만 해'라고 하시는데, 절대로 안 그렇다는 것을 이번에 같이 촬영하며 느꼈다. 너무나 많은 준비를 하고 노력을 하신다. 후배로서 큰 자극이 됐다. 결국에는 테스 형을 보내드리는 것이 승탁에게도 수정에게도 가장 큰 이별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이 다가오면서 어떤 사람들은 기뻐하기도 하고 섭섭해하기도 했는데 성동일 선배가 현장에 나오시면 공기가 무게감이 있어져서 헤이해진 분위기를 잡은 기억이 남는다. 테스형이 마지막에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가셨다. 마지막을 그가 보내는 느낌이었는데, 저랑 하는 신에서는 승탁이가 주인공이라고 해주셔서 감정을 많이 배웠다. 모든 배우들이 현장에서 밝게 재미있게 해주셔서 너무 웃으며 촬영을 잘 했다"고 말했다.
tvN 월화드라마 '고스트 닥터'(김선수 극본, 부성철 연출)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와 사명감이라곤 1도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배경도 실력도 극과 극인 두 의사가 바디를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드라마로, 김범은 할아버지가 병원의 설립자, 엄마가 현 재단 이사장인 의료계의 황금수저 고승탁을 연기하며 '진짜 의사'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특히 정지훈이 연기한 차영민의 영혼이 결합되는 신기한 신체를 가진 인물로 분해 1인 2역에 달하는 열연을 펼쳤다.
또 시청률 면에서도 선방했다. 5%대를 넘어서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22일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8%를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김범은 올해 tvN '구미호뎐2' 촬영에 돌입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