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서른, 아홉' 전미도가 자신의 병과 시한부 인생을 실감하며 눈물 짓게 만들었다.
23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유영아 극본, 김상호 연출) 3회 시청률은 7.8%(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또 한 번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3회에서는 정찬영(전미도 분)에게 차마 몸 상태를 말할 수 없었던 차미조(손예진 분)의 고독한 날들이 계속된 가운데 정찬영이 제 상태를 눈치채면서 슬픔에 고개 숙인 그녀들의 모습으로 안방을 눈물짓게 했다.
먼저 정찬영의 병을 알게 된 차미조는 극도의 불안과 슬픔에 휩싸인 나머지 그녀답지 않은 돌발행동을 보였다. 정찬영의 전 연인 김진석(이무생 분)을 무작정 찾아가 멱살을 잡은 것도 모자라 김진석 아내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기까지 한 것. 차미조의 낯선 모습들은 정찬영으로하여금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움트게 했다.
이어 정찬영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등 갈피를 잡지 못한 차미조의 위태로운 나날들이 시작됐다. 차미조는 다른 친구 장주희(김지현 분)와 상의하려 했지만 과거 암 투병을 했던 엄마로 인해 여전히 불안함을 안고 산다는 장주희의 고백에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그러나 장주희는 차미조의 얼굴에 드리운 그늘로 인해 사연이 있음을 눈치챘지만, 말이 없는 차미조의 모습에 서운함을 느끼기도 했다. 털어놓기 어려워지는 차미조의 마음과 서운한 감정이 들어선 장주희의 상황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혼자만의 고독한 사투 중이던 차미조가 처음으로 마음을 털어놓은 사람은 다름 아닌 김선우(연우진 분)였다. 그는 "아무 영향력도 없는 사람에게 하소연을 하면 속이 시원하던데"라며 혼자 끙끙 앓고 있는 마음의 체증을 풀어주려 했다.
또 김선우는 시원한 밤공기를 가로지르며 무작정 달리기를 추천, 주춤하는 차미조를 이끌었다. 얼결에 따라 달리던 차미조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름에도 멈추지 않았고 얼굴에는 이내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김선우 덕분에 조금 후련해진 차미조는 잠시 망설이다 정찬영의 상태를 털어놨다. 가족만큼 소중한 세 친구의 존재와 그 중 정찬영이 췌장암 4기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전하는 차미조의 표정은 불안감에 흔들리던 처음보다 안정된 모습이었다.
마침내 용기를 내어 정찬영의 레슨실에 온 차미조는 열정적으로 배우를 가르치는 친구를 보며 서글픈 감정을 느꼈다. 이어 시간이 흘러 둘만의 시간이 찾아왔다. 해야 할 말을 꺼내지 못하고 어수선하게 떠들어대는 차미조의 모습이 정찬영의 눈에 이상하게 보였다.
이에 정찬영은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변한다던데 너 뭐 죽을 병 걸렸냐?"라며 농담 섞인 말로 물꼬를 텄다. 죽을 병이란 단어에 차미조가 발끈하자 정찬영은 "아니면 나 뭐 꼬였냐?"라며 무언가 직감한 듯 정곡을 찔렀고 그제서야 자신의 몸 상태를 짐작했다.
차미조는 차마 췌장암 4기를 말할 수 없어 병원에 가자는 말로 대신했지만 그럴수록 정찬영은 자신의 상태가 최악일 거라는 확신이 섰다. 차미조는 마치 스스로의 주문처럼 "우리한테 그럴 일 없어"라며 "우리 아직 삼십 대야. 아직 더 놀아야 돼"라고 부정했지만 이미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담겨 있었고 이를 보는 정찬영의 눈에도 눈물이 조금씩 차올랐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의 생과 사의 깊은 괴로움을 만나기엔 채 여물지 않은 겨우... 서른 끝자락이었다"라는 차미조의 내레이션과 함께 고개를 떨군 채 말을 잊지 못하는 차미조와 덤덤한 정찬영의 모습을 끝으로 코끝 시린 3회가 막을 내렸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김선우의 여동생 김소원(안소희 분)의 충격적인 사생활이 밝혀졌다. 독립해서 잘 지내는 줄 알았던 그녀가 룸살롱을 다니고 있던 것. 설상가상으로 이 모습을 김선우의 친구가 우연히 목격하면서 남매 앞에 불어닥칠 시련도 예고되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