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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부터 기민한 대응, 김상식 감독이 독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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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식사마'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46)이 기민해졌다.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공식 개막전. 전북은 지난 시즌 수원FC를 상대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만큼 까다로운 상대였다. 여기에 전북은 개막 직전 이 용 한교원 등 핵심 측면 자원들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전북은 지난 시즌 후반기 재미를 봤던 4-3-3 카드를 꺼냈다. 류재문-백승호-쿠니모토 중원 라인을 내세웠다. 하지만 4-3-1-2 변칙 라인으로 중원 숫자를 늘린 수원FC의 역공에 밀렸다. 전반은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김 감독은 전반 종료와 함께 발빠른 움직임을 시작했다. 부진했던 류재문을 빼고 백승호를 3선으로 내리고, 쿠니모토-김보경을 중앙에 둔 보다 공격적인 4-1-4-1 전형으로 변화를 줬다. 여기에 문선민을 전방 공격수에 가깝게 활용하며 공격 속도를 극대화했다. 김 감독의 선택은 멋지게 맞아 떨어졌다. 패스가 좋은 백승호가 3선에 내려가자 볼이 한결 원활하게 돌았다. 3선이 살자 쿠니모토의 영향력도 늘어났다. 쿠니모토가 창의적인 패스를 뿌려줄 수 있게 되자. 문선민의 속도와 침투가 위력을 발휘했다. 전북은 김보경-문선민으로 이어진 돌파와 패스를 송민규가 마무리하며, 1대0 승리를 챙겼다. 김 감독의 기민한 대응은 개막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에 변화 보다 '안정'을 택했다. 김 감독이 선수로, 코치로 오랜 기간 함께 했지만, 감독 데뷔 시즌이었던만큼 당연한 선택이었다. 큰 틀을 흔들지 않았다. 믿음의 축구를 우선시 한 김 감독은 과정은 다소 어렵긴 했지만 사상 첫 5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김 감독 마음 속 아쉬움은 분명했다. 후반기 전술 변화를 통해 우승 물줄기를 바꾼 김 감독이었지만,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2시즌은 다르다. 김 감독은 '변화'를 천명했다. 기대만큼 선수 보강은 되지 않았지만, 전술, 전형, 전략 등의 변화를 통해 시즌을 보낼 계획을 세웠다. 이미 동계훈련을 통해 지금까지 없었던 과감한 전방 압박을 강조했다. 경기 중 과감한 변화는 물론, 김 감독은 상황에 따라 큰 폭의 로테이션도 단행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올해 보다 자신만의 컬러를 분명히 할 생각이다. 수원FC와의 개막전은 올 시즌 달라질 김 감독의 예고편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