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노사협상서 흥미로운 쟁점 중 하나는 포스트시즌(PS)을 몇 팀으로 확대하느냐다.
선수노조는 12팀, MLB는 14팀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PS 확대는 구단들에겐 큰 수익을 남기지만, 선수들에게는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경기를 추가로 해야 하는 것이니 귀찮을 수 있다. 물론 출전 선수들에게 PS 배당금이란 보너스가 지급되니 공짜로 출전하는 건 아니다.
현행 PS는 양 리그 각 5팀, 총 10팀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이다. 와일드카드 게임, 디비전시리즈, 리그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 순이다. 경기수는 최대 43경기다. 팬들 입장에서 PS 확대는 긍정적 측면이 크다. 걸린 티켓이 많아지니 정규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이 흥미로워질테고, PS 들어서는 탈락과 진출이란 승부의 순간을 더 많이 만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노사 양측은 포스트시즌 확대에 공감하고 있다.
그렇다면 12팀과 14팀, 둘 중 어느 쪽이 더 흥미롭고 타당할까. ESPN은 22일(한국시각) '완벽한 포스트시즌 포맷'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노사가 주장하는 PS 팀 수의 장단점을 분석하며 이상적인 방식의 가을야구를 제시했다.
우선 노조가 주장하는 12팀 포스트시즌의 경우를 보자.
각 리그에서 6팀이 PS에 오른다. 3개 지구별로 1, 2위팀들이다. 각 리그 승률 상위 2팀은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한다. 나머지 4팀이 3전2선승제의 1라운드 시리즈를 벌이고, 승자 2팀이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면 현행 방식대로 월드시리즈까지 치르면 된다. 이 경우 포스트시즌 최대 경기수는 53경기가 된다. 현행 43경기에서 10경기가 많아지는 것이다.
폐해 하나가 없어질 수 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틀랜타는 정규시즌 88승으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는데, 승률에서는 중부지구 우승팀 밀워키와 서부지구 우승팀 샌프란시스코는 물론 중-서부지구 2위팀들에게도 밀려 리그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 방식에서는 1라운드부터 시작해야 하니 우승 가능성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MLB가 주장하는 14팀 포스트시즌의 경우, 방식은 비슷하다. 먼저 각 리그 최고 승률팀은 디비전시리즈 자동 진출이다. 리그별로 1라운드 시리즈는 3개의 매치로 펼쳐진다. 지구 우승 2팀과 나머지 4팀 중 승률이 가장 높은 팀이 홈어드밴티지를 갖고 나머지 3팀과 각각 3선2선승제로 격돌한 뒤 승리한 3팀이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때 홈어드밴티지란 3경기를 모두 홈에서 갖는 걸 말한다. 디비전시리즈부터는 현행 방식과 같다.
14팀 가을야구의 장점은 각 리그 승률 1위팀이 1라운드를 거치지 않는 확실한 메리트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단점은 승률 5할 미만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규시즌을 전후기로 구분했던 1981년과 코로나 사태로 16팀에 PS 진출권을 준 2020년을 제외하면 역대 메이저리그서 5할 미만 팀이 가을야구를 한 사례가 없다.
ESPN은 '2011년 이후 작년까지 10년간 정규시즌 기록을 바탕으로 뽑아보니 12팀 방식에서는 1팀, 14팀 방식에서는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14팀 방식을 채택할 경우 2~3년에 한 번은 5할 미만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 걸 봐야 한다'면서 '물론 이 때문에 각 팀이 더욱 열심히 순위 경쟁을 할 지, 안할 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