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2개월 넘게 줄다리기를 해 온 메이저리그 구단들(MLB)과 선수노조가 새 단체협약(CBA) 도출을 위해 22일(이하 한국시각)을 시작으로 이번 주 마지막 협상에 나선다.
양측은 그동안 6차례 접촉을 벌였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큰 의견차를 보였다. 시범경기 개막을 3월 6일로 미룬 MLB는 예정대로 4월 1일 정규시즌 개막을 위해 3월 1일까지 새 CBA에 합의해야 한다고 노조측에 전한 상황. 앞으로 1주일이 올시즌 정상 개최 여부가 달린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뉴욕에서 대면 및 화상을 통해 협상을 진행한 양측은 이번에는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스타디움에서 만난다. MLB 측에서는 콜로라도 로키스 CEO이자 구단주 노동정책위원회 의장인 딕 몬포트와 댄 할렘 부커미셔너가 나서고, 노조측은 브루스 마이어 노조 수석교섭위원과 선수 대표가 협상을 이끈다.
이번 겨울 노사협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선수 대표가 누구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토니 클락 위원장을 위시한 집행부와 선수들을 대표하는 집행 분과위원회(Executive Subcommittee)로 구성돼 있다. 집행 분과위원회의 면면을 보면 그야말로 메이저리거들을 대표하는 얼굴들로 망라돼 있다.
선수 대표로 앤드류 밀러(FA)와 맥스 슈어저(뉴욕 메츠), 부대표로 프란시스코 린도어(메츠)와 마커스 시미엔(텍사스 레인저스), 연금위원회 대표로 잭 브리튼(뉴욕 양키스)과 제임스 팩스턴(보스턴 레드삭스), 부대표로 제이슨 카스트로(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게릿 콜(양키스)이 포진해 있다. FA 밀러를 제외한 7명의 합계 몸값은 무려 10억4000만달러(약 1조24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이 모두 협상에 참석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급 2~3명이 직접 협상 또는 화상 협상으로 참석할 수도 있다. 이번 협상이 열리는 로저딘스타디움은 슈어저의 집에서 3마일 거리에 있어 슈어저는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슈어저는 그동안 마이어 교섭위원과 함께 이번 노사협상을 이끌고 있다.
슈어저는 지난 6일 MLB의 연방 중재위원회 중재 제안을 거절한 뒤 트위터에 "우리는 사체세 기준과 페널티가 샐러리캡과 같은 기능을 하지 않고, 어린 선수들이 시장 가치를 제대로 받는다고 느끼고, 더이상 서비스타임 조작이 발생하지 않고, 우승을 위한 탱킹을 제거하는 그런 시스템을 원한다"고 적었다. 노조의 입장을 단호하게 밝힌 것이다.
선수 노조는 그동안 포스트시즌 12팀 확대, 3년차 미만 보너스풀 한도 1억1500만달러, 최저 연봉 77만5000달러, 사치세 기준 2억4500만달러, 서비스타임 조작 방지 등을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MLB는 포스트시즌 14팀 확대, 3년차 미만 보너스풀 한도 1500만달러, 최저 연봉 일괄 63만달러 또는 61만5000/65만/72만5000달러 차등 적용, 사치세 기준 2024년 2억1600만달러에서 매년 200만달러씩 인상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3년차 미만 선수들의 처우 개선과 사치세 부과 기준이 뜨거운 쟁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0년 60경기 시즌 때 경험했 듯 시즌 단축은 구단에 재정 악화, 선수에겐 연봉 삭감이란 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양측은 어떻게든 합의에 이르기 위해 서로 한발씩 물러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