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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수혜'를 마감한 지난해 게임사들 실적, 2022년의 승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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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이젠 다시 찐경쟁이다.'

국내 주요 상장 게임사들의 2021년 실적 발표가 마무리 되고 있다. 전년도의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한 가운데, 큰 성공을 거둔 신작을 내거나 혹은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빨리 도입한 회사 정도만이 실적 개선을 이뤘을 뿐, 정체 혹은 하락세가 나타났다.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 게임산업은 깜짝 수혜를 입었다. 팬데믹이 여전했던 지난해는 이런 변수가 없는 가운데 전년도의 성과를 구성원들과 더 적극적으로 나누게 되면서 임금과 성과급, 즉 개발 비용이 상승한 측면이 컸다. 하지만 재택 근무의 일상화와 대면 업무의 기피 등 개발 환경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으면서 게임의 출시 일정이 계속 늦춰지게 됐고 이는 실적에 당연히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어쨌든 호재와 악재가 겹쳤던 지난 2년간의 '코로나 시국'이라는 변수가 이젠 상수가 된 올해부턴 게임사들은 다시 진정한 경쟁 무대에 서게 됐다. 모바일게임의 성장세가 정체된 가운데,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확장 혹은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 신작 출시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선행 투자의 결실

국내외 주식 시장에 상장된 주요 게임사 가운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함께 성장한 곳은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데브시스터즈, 컴투스홀딩스(전 게임빌)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까지 거머쥐었던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대성공 덕에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열며 국내 5대 게임사 반열에 오르게 됐다. 매출 1조 125억원, 영업이익 114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104.3%와 71.9% 성장이란 놀라운 성과를 냈다. 이렇다 할 신작 출시가 없었던 지난해,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오딘'을 시장에 선보이며 새로운 게임에 목말랐던 유저들의 니즈를 제대로 '저격'한 덕이다. 올해는 그동안 부족했던 글로벌 시장 공략과 함께 P2E(돈 버는 게임)와 NFT(대체 불가능 토큰) 등에도 적극 진출하며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위메이드는 자체 코인 '위믹스'의 유동화 매출 덕이긴 했지만, '미르4' 글로벌 버전으로 P2E 게임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며 그 수혜를 제대로 누렸다. 전년보다 매출이 344% 성장하며 역대 최대인 5610억원의 매출과 326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을 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위믹스 유동화가 쉽지 않은 가운데, 위믹스 플랫폼에 국내외 100개 게임을 온보딩 시키며 P2E 게임 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 제대로 동작할지가 올해 실적뿐 아니라 향후 회사의 정체성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전년보다 424% 증가한 3693억원의 매출, 56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IP를 활용해 트렌드에 맞게 선보인 '쿠기런: 킹덤'의 성공 덕에 상장폐지의 위기까지 단숨에 벗어났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IP 확보와 지속적인 히트작 개발에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컴투스와 더불어 선행 투자를 했던 위지윅스튜디오, 코인원 등이 블록체인과 NFT 열풍과 궤를 같이 하며 실적에서도 플러스 효과를 줬다. 영업이익이 87.8% 증가한 44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부터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생태계를 이끌 사업 지주사로 탈바꿈한 전략이 제대로 발휘될지는 더 지켜볼 대목이다.



▶신사업으로 정체기 탈출

크래프톤과 넷마블, 컴투스 등은 매출의 견조세에 비해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치며 실익을 챙기지 못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코스피 상장에 성공, 게임 대장주로 떠올랐고 1조 8863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12.9% 성장하며 2조원 매출에 근접했지만 639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에 비해 17.3% 줄었다는 점은 아픈 구석이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지난해 11월 선보였지만, 기대에 걸맞는 성과를 내지 못한 반면 마케팅과 개발비 등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새로운 장르의 신작과 함께 웹 3.0, NFT, 가상 인간, 딥러닝 등 신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다.

넷마블은 매출이 0.8% 증가로 정체된 가운데, 가뜩이나 고심거리인 영업이익은 1545억원으로 43.2% 줄었다. 영업이익률이 고작 6.17%에 불과했다. 블록체인과 P2E 게임, 메타버스에 적극 진출하기로 한 가운데 올해에만 다양한 장르의 10여종 신작을 출시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특히 자체 IP의 비율을 대폭 늘려 고질적인 이익률 개선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컴투스는 역대 최대 실적에 비해 전년보다 무려 53.8% 떨어진 527억원 영업이익에 그치며 '서머너즈 워' IP의 노쇠화 영향을 그대로 떠안았다. 컴투스홀딩스와 더불어 자체 코인 C2X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컴투버스'라는 메타버스 서비스 등을 현재의 정체기를 벗어날 돌파구로 제시했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하며 코로나 수혜를 모두 반환했다.

넥슨은 2020년 국내 게임사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다시 2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영업이익도 18% 줄어들며 1조원 매출 시대를 1년만에 접었다. 3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시작으로 명작 IP를 활용한 혹은 새로운 IP 등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신작들을 올해부터 대거 출시하는 등 실적을 통해 개발력을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게임사 본연의 전략을 내세웠다.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이 55%나 줄어든 3752억원으로 지난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게임사임을 보여줬다. '블레이드&소울 2'라는 대작을 출시했음에도, '리니지M' 시리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확률형 아이템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리니지W'를 중심으로 NFT를 본격 선보이는 한편 최근 선보인 현재 개발중인 5개 작품 중 TL을 빠르면 올해 말 출시하는 등 결국 신작을 통한 변화를 직접 보여줘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펄어비스 역시 매출 하락(-17.4%)에 비해 영업이익이 72.6%나 빠지며 '검은사막' IP 중심의 매출 구조에 위기감이 돌게 됐다. '붉은사막'을 시작으로 메타버스 기능이 탑재된 '도깨비' 등 다소 출시가 지연된 대작들이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하루빨리 라인업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다시 실적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2021년 주요 국내 게임사 실적(매출순)

게임사=매출(증감율)=영업이익(증감율)

넥슨=2조 8530억원(-6%)=9516억원(-18%)

넷마블=2조 5059억원(+0.8%)=1545억원(-43.2%)

엔씨소프트=2조 3088억원(-4%)=3752억원(-55%)

크래프톤=1조 8863억원(+12.9%)=6396억원(-17.3%)

카카오게임즈=1조 125억원(+104.3%)=1143억원(+71.9%)

위메이드=5610억원(+344%)=3260억원(흑자전환)

컴투스=5560억원(+9.2%)=527억원(-53.8%)

펄어비스=4038억원(-17.4%)=430억원(-72.6%)

데브시스터즈=3693억원(+424%)=563억원(흑자전환)

컴투스홀딩스=1450억원(8.4%)=445억원(+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