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위기를 기회로."
프로농구 서울 SK가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를 받아들이는 자세다. 요즘 한국농구연맹(KBL) 리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어수선' 그 자체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한 모든 팀에서 확진자가 속출하자 16일부터 조기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 덫에 걸린 팀들은 주요 전력 이탈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핵심 선수가 코로나19 직격탄이나 유탄을 맞아 훈련 차질을 빚거나 출전하지 못하면 리그 후반기 순위 싸움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SK는 이런 사태를 대하는 자세가 좀 다르다. 노심초사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맞서라' 같은 분위기다.
SK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일상이 돼 버린 상황이다. 당연히 선수 보건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감염됐다 하더라도 이 참에 쉬어가자는 긍정 마인드로 넘기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2위 수원 KT와 6.5게임차의 압도적인 선두, 파죽의 15연승으로 잘 나가고 있기에 다른 팀에 비해 여유를 보일 수 있다. 에이스 김선형과 백업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가 코로나19 확진으로 빠진 상태에서도 연승 질주를 멈추지 않았을 정도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는 숨은 비결이다. 위기를 대하는 긍정적인 자세다. SK 관계자는 "김선형이 나이도 있다. 지금의 단독 선두 성적으로 올려놓기 위해 너무 열심히, 많이 뛰었기에 쉬어갈 타임이 필요했다"면서 "코로나19 확진으로 1주일 격리하게 되자 그렇지 않아도 쉬게 하려고 했는데 잘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선형이 푹 쉬고 돌아오면 팀 SK는 더 강해질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포돼 있다.
최준용도 최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훈련을 제대로 못했는데 오히려 쉬니까 몸이 올라오더라. 경기 스케줄이 빡빡한 가운데 본의 아니게 쉰 덕에 상쾌하게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전희철 감독은 김선형이 빠진 상황에서 백업 자원을 활용해 어떻게 연승을 이어가는 경기력을 유지할지, 테스트도 겸하고 있다. 핵심 전력 이탈에 대비한 예행연습도 가능하다.
SK는 휴식기 동안 김선형 안영준을 농구대표팀에 보내고, 최준용은 발목 부상으로 2주간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 국가대표는 다음달 1일 귀국하면 방역지침에 따라 1주일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에 재개되는 정규리그 3경기 결장이 불가피하다. 최준용도 부상 회복을 지켜봐야 한다. 에이스들이 빠진 상황에서 A매치 휴식기 이후 리그를 대비해야 한다. SK는 "지금 코로나19 위기를 겪었으니 휴식기 이후 전력 이탈 상황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지 않겠나.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말했다. 위기를 포용할 줄 아는 SK의 자세, 선두 행진의 큰 힘이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