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베이징)=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차민규(28·의정부시청)는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레이스가 끝난 뒤에도 세계정상급 선수들의 레이스를 유심히 바라봤다.
차민규는 부진했다. 1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에서 1분9초69를 기록, 18위를 차지했다.
예상보다 부진했다. 은근 기대했던 종목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 500m에서 34초39를 기록, 2연속 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차민규.
1000m 레이스가 끝난 뒤 자신을 자책하는 모습이 가득했다. 그는 믹스드 존에서 "레이스가 끝난 뒤 너무 아쉬웠다. 준비했던 부분이 전혀 되지 않았다. 레이스를 돌면서도 뭔가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는데, 기록을 보고 더욱 그랬다"고 했다.
레이스가 끝난 뒤에서 한참을 물끄러미 다른 나라 선수들의 레이스를 지켜봤다.
차민규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다. 특히 체력적 부분과 직선 스퍼트가 많이 부족했다"고 철저히 분석했다.
그는 "일단 쉬고 싶다. 은메달 2개인데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 폐회식에 참가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잘 싸웠다. 지난 4년간 부침이 심했다. 2021~2022 월드컵 시리즈에서 10위권 안팎의 성적으로 부진했지만, 베이징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올림픽에서 예상 외의 레이스로 메달을 딴 그를 보고 "큰 무대 체질이다", "깜짝 메달"이라는 평가가 붙지만, 본인은 단호하다. 그는 "겉으로 보이에는 큰 무대 체질이고 깜짝 메달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항상 남몰래 항상 노력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