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빙속괴물'들의 시간이 왔다.
차민규(28·의정부시청)와 김민석(23·성남시청)이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를 정조준한다.
두 선수는 1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1000m에 출전한다.
차민규는 모태범을 잇는 한국 단거리 스피드 스케이팅의 제왕이다. 이미 입증을 했다.
이번 대회 500m에서 34초39를 기록,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은 2연속 은메달.
괴력이다. 관양초 3학년 때 몸이 허약하다는 이유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한 차민규는 쇼트트랙 선수로 출발했지만, 2011년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2017년 월드컵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뒤 남자 500m 최강자가 됐다. 생애 첫 올림픽이었던 평창에서 노르웨이 호바르 로렌첸에 불과 0.01초 차 은메달을 획득했다.
첫 올림픽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짧은 다리가 아쉬웠다"는 재치있는 인터뷰와 함께, 문장 시작할 때 "일단"이라는 말을 항상 붙여 '차일단'이라는 애칭이 생기기도 했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 전망은 어두웠다. 2021~2022 월드컵 시리즈에서 10위권의 성적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다시 한번 입증했다.
'큰 무대 체질', '깜짝 메달'이라는 평가에 대해 차민규는 "항상 노력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무대 체질이고 깜짝 메달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기량을 올리기 위해 남모르게 항상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 시리즈에서 500m보다는 1000m에서 오히려 성적이 더 좋았다. 차민규의 컨디션이 절정이라는 점, 1000m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깜짝 메달을 노릴 수 있다.
김민석(23·성남시청)은 1500m의 강자다. 역시 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1500m 두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평창에 이어 베이징에서도 동메달을 수확했다.
2014년 15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 김민석은 2016 유스동계올림픽에서 2관왕,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 2,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첫 도전이었던 평창동계올림픽. 19세의 나이로 1500m에서 3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 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빙상 강국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중장거리 영역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새 역사를 썼다. 불가능한 벽을 넘었다. 4년 동안 힘과 근력을 키우며 경쟁력을 올렸다. 코로사 시국으로 인한 국제대회 취소로 페이스가 다운됐지만, 개의치 않았다. 결국 베이징에서 한국의 첫 메달을 선사했다.
이번에는 1000m다. 두 '빙속 괴물'은 예측을 불허한다. 1000m는 자신의 주종목이 아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이미 입증했다. 충분히 1000m에서도 입상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