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도핑 파문'에 휩싸인 '피겨 여제' 카밀라 발리예바(ROC). 수많은 논란에도 그의 연기는 압도적이었다.
발리예바는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을 기록, 총점 82.16점을 획득했다.
첫 점프를 실수했지만, 쇼트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이자, 세계기록(90.45점), 지난 단체전 90.18점에는 미치진 못하는 점수.
26번째로 연기한 발리예바는 첫 점프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를 했다. 하지만, 트리플 플립을 가볍게 성공시키며 클래스를 드러냈다.
곧바로 페이스를 찾은 그는 유연하면서도 현란한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선보였고,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세계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우아한 몸짓으로 스텝 시퀀스, 플라잉 카멜 스핀, 레이백 스핀까지 완벽하게 구사한 그녀의 연기에 '도핑 파문'도 잊은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그는 연기가 끝난 뒤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ROC 단체전 금메달 획득의 주역 발리예바는 역대 세계 최고 여자 피겨스케이터로 평가받는다. 강력한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예술성까지 겸비,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쿼드러플 점프를 규정상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구성 요소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17일 열리는 프리 프로그램에서 그녀는 강력한 4회전 점프로 경쟁 상대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올림픽 압도적 우승후보 발리예바는 '도핑 파문'에 휩싸였다. 지난해 러시아선수권대회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14일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긴급청문회를 열어 발리예바의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 여부를 논의한 뒤 발리예바의 피겨 개인전 출전을 승인했다. 도핑 위반 통보를 받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징계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여자 피겨 스케이팅 간판 유 영(18·수리고)과 김예림(19·수리고)은 쇼트 프로그램 톱 10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 영은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을 기록, 쇼트 프로그램에서 70.34점을 획득했다.
카밀라 발리예바 다음 순서인 27번째로 연기를 한 유 영은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까지 성공한 그는 플라이 카멜 스핀과 레이백 스핀을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빙판을 누볐다. 트리플 플립에 이은 스텝 시퀀스로 좋은 연기를 이어간 그는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마무리하며 훌륭한 연기를 끝냈다.
여자 피겨 스케이팅 간판 김예림(19·수리고)도 첫 올림픽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예림은 기술점수(TES) 35.27점, 예술점수(PCS) 32.61점으로 67.78점을 획득했다.
19번째로 연기한 김예림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관중들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더블 악셀로 연기를 이어간 그는 플라잉 카멜 스핀에 이은 트리플 플립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유려한 스텝 시퀀스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물 흐르듯 빙판을 누빈 김예림은 마지막 싯 스핀을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성공적으로 연기를 끝냈다. 하지만 두 차례 점프에서 정확하지 않은 에지로 들어갔다는 옐로 판정을 받기도 했다. 유 영은 올림픽 첫 무대에서 한국 역대 3위, 김예림은 4위에 해당하는 점수를 얻었다.
올림픽 무대에서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세운 78.50점이 최고. 소치동계올림픽에서 2014년 74.92점을 받았다. 김예림은 목표로 했던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그는 "점프가 회전수 부족이 된 것 같은데, 올림픽 첫 무대 큰 실수가 없어 대체로 만족한다"고 했다. 무난히 톱 10에 진입한 두 선수는 17일 프리 프로그램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