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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보험금 미지급' 삼성생명, 기관경고 중징계…신사업 제동 등 해결해야 할 과제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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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최근 '암 보험 미지급'으로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 파문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보험금 지급을 거부 당한 사람들의 잇단 반발이 예상되며, 삼성생명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카드의 신사업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지난 2020년 1월 5년 만에 삼성생명으로 복귀한 전영묵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전 대표는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30년 가까이 삼성생명에서만 근무한 보험 전문가인 만큼 위기를 어떻게 넘길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생명, 암 보험 미지급 제재안 마무리 짓나…"미지급액에 비하면 과징금은 새발의 피" 지적도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4일 금감원으로부터 종합검사 결과서를 받았다. 종합검사 결과서에는 삼성생명의 암 입원 보험금 지급 거부에 대해 기관경고 중징계, 관련 전·현직 임직원 징계, 과징금 1억5500만원 부과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앞서 금감원은 2019년 삼성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500여 건의 암 입원보험금 청구에 대해 부당하게 지급을 거절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후 2020년 12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를 결정했다.

기관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기관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된다.

지난달 26일에는 금융위원회가 제2차 정례회의에서 종합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암 입원 보험금 미지급에 대해 보험업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과징금 등을 의결했다. 금융위는 총 10차례의 안건소위원회와 두 차례의 법령해석심의위 등을 거치면서 1년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의 의결로 2020년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기관경고 중징계가 최종 확정됐다.

삼성생명은 제재를 수용하거나 90일 안에 금감원에 이의 제기 또는 행정소송을 할 수 있다. 다만 소송이 진행될 경우 제재 확정도 미뤄지면서 신사업 인허가 제한 기간도 그만큼 연장된다. 따라서 삼성생명이 소송을 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삼성생명이 제재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결국 돈은 돌려받지 못하게 된 보험 가입자들이 향후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나 소비자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암 환자들이 청구한 삼성생명의 암 요양병원 입원비 520억원 중 240억원이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관계자는 "종합검사 결과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라고만 말하며 말을 아꼈다.



▶삼성생명 중징계로 삼성카드 신사업 진출에도 불똥

삼성생명이 제제를 받아들인다면, 결과서를 수령한 날로부터 최소 1년 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삼성생명이 대주주인 삼성카드 등도 신사업이 막히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앱의 흥행에 악재가 터질 수도 있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 주도로 금융계열사 통합 앱을 준비중이다. 4대 금융계열사의 고객 수를 합하면 총 3200만명(중복 가입자 포함)으로 카카오페이(2044만명), 네이버(1600만명) 등을 앞선다.

하지만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게 되면 앱에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할 수 없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기업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한 곳에서 모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사는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맞춤형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특히 요즘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종합금융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특성상 시장 초기에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하냐가 중요하다"면서 "1년 간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지 못하게 된 후발주자인 삼성카드가 경쟁사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타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외에 NFT(대체 불가능 토큰) 등 다양한 콘텐츠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어, 삼성카드가 신사업에 제동이 걸린다면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신용판매액(일시불+할부) 기준 삼성카드의 점유율은 18.96%로 신한카드(점유율 21.45%)에 이어 2위다. 3위인 KB국민카드(점유율 17.59%)와는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여기에 4위 현대카드(점유율 16.51%)가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로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서며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