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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충분히 강하지 않았다" 벨 감독과 새 역사 쓴 韓, 끝나지 않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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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우리는 충분히 강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새 역사를 작성하고도 웃지 못했다. 콜린 벨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제로'에서 다시 한 번 성장을 외쳤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인도 나비 뭄바이의 D.Y. 파틸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2대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최유리(현대제철)의 선제골과 지소연(첼시)의 페널티킥 추가골을 묶어 전반을 2-0으로 리드했다. 그러나 후반 3골을 연달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또 하나의 역사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1991년부터 이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나 한국은 종전까지 단 한 번도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준결승에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5차례(1995년·2001년·2003년·2014년·2022년) 진출했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03년 태국 대회에서 기록한 3위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준우승이란 값진 결과도 얻었다.

새 역사 뒤엔 벨 감독의 지도력이 있었다. 벨 감독은 2019년 10월 한국의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 여자 축구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이었다. 벨 감독은 한국에 오기 전 유럽 무대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특히 2011년 독일 바트 노이에나르부터는 여자팀을 주로 맡으며 여자 선수들을 지도하는 노하우를 익혔다. 2013년 독일 여자 분데스리가 FFC 프랑크푸르트 감독으로 취임해 2014년 독일컵 우승, 2015년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한국에 부임한 벨 감독은 선수들에게 '적극성'을 입혔다. 그 역시도 한국어를 익혀 선수단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섰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치라는 메시지를 몸소 실천했다. 벨 감독은 선수들에게 탄탄한 수비 조직을 바탕으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라고 지시했다. 무엇보다 빠른 판단과 능동적인 플레이로 기회를 찾아 살리며 '이기는 축구'를 하기를 원했다.

한국은 조금씩 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3대0 승)-미얀마(2대0 승)-일본(1대1 무)-호주(1대0 승)-필리핀(2대0 승)을 상대로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번 대회 '톱랭커' 호주를 제압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벨 감독은 경기 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성장했다. 선수들에게도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위축되지 말자고 했다. 우리는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 페널티킥 실점 이후 모든 게 바뀌었다. 우리는 충분히 강하지 않았다. 우리는 모든 것을 변화시켜야 한다. 역동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강해져야 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끝이 아니다. 한국은 당장 9월 중국에서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격한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3연속 동메달을 획득했다. 아직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 한국은 이번에야 말로 사상 첫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내년에는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이 열린다. 한국은 2015년 캐나다 대회 이후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