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달라진 강원 축구, 행복하게 준비한다."
최용수 감독은 강원FC에서의 첫 시즌,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이어 경남 밀양에서 전지훈련를 하고 있는 최 감독. 어느새 동계훈련 캠프 마감(12일)을 1주일 앞둔 마무리 시기를 맞았다.
사실 최 감독은 걱정, 아쉬운 점이 더 많다. 하지만 "간만에 행복하게 축구에만 전념하고 있다. 새 시즌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점은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성하지 못한 채 동계훈련을 마무리한다는 것. 지난 시즌 4명(아시아쿼터 포함)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했던 강원은 2명을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들 가운데 아슐마토프를 제외하고 코로나19 입국자 자가격리 등으로 인해 아직 팀에 합류한 선수가 없다.
발을 맞춰 볼 시간도 없이 시즌 개막을 맞아야 한다. 결국 최 감독은 2022시즌 '큰 그림'의 궤도 수정을 선택했단다. "올해 K리그는 월드컵 등으로 인해 일정이 빠듯해서 초반 승점 쌓기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리 팀 형편상 좀더 긴 호흡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조금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어도 '독수리' 승부사의 새 시즌 목표는 명확했다. "잔류를 걱정하는 팀이 되어서는 안된다. 팬들이 보시기에 강원 축구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게 하겠다."
과거 강원의 축구는 실점이 많은 게 단점이었다. 이 때문에 공격축구 특성이 희석되기도 했다. 이에 최 감독은 "지난 과거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내가 부임한 이상 '잃는 게 많은 공격축구'보다 '잃는 것도 없는 공격축구'로 변신하도록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지난 5일 전남 드래곤즈, 김천 상무와 연습경기를 했던 강원은 실점을 할 때마다 최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정신 똑바로, 단디 잡아라." 선수들 기량 향상보다 정신 상태부터 바로잡으려는 최 감독의 의중이다. 마음가짐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막바지 승강플레이오프에만 집중하느라 '숲'을 볼 여유가 없었던 최 감독은 한발짝 떨어져 전체를 보니 정신 개조가 급선무라 판단했다. 이른바 '밥상머리' 예절 교육을 하듯 처음부터 기본을 가르치는 심정으로 동계훈련을 보내왔다는 게 최 감독의 설명이다.
외국인 선수 전력 구성이 늦어졌고, 팀 체질을 바닥부터 개선하느라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을 터. 하지만 최 감독은 '행복'이란 단어를 더 앞세웠다. 이른바 '궁합' 잘 맞는 사람들과 축구를 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에게 행복감을 준 이는 바로 이영표 대표이사다. "감독을 믿어주고, 어떻게든 도와주려는 마인드를 가진 구단 수뇌부와 함께 일한다는 것 자체가 엔도르핀을 돌게 한다. 이런 구단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거 FC서울에서 황금기를 보낼 때 구단측과의 '찰떡궁합'을 경험했던 최 감독으로서는 정말 오랜 만에 느껴보는 '일할 맛'이라고 한다.
지금도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의 섭외 요청을 받고 있다는 최 감독은 "예능으로 즐거움을 드리는 것도 좋지만, 달라진 강원 축구를 보여드리는 게 더 행복하다"며 '천생 축구인'의 행복을 재차 강조했다. 밀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