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강팀 간의 매치업에서는 종종 작은 플레이 하나가 승패를 가른다. 리바운드 하나, 레이업 슛 하나, 심지어는 핸드체킹 한번. 지도자들이 늘 '기본기'를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기 막판 두 번의 '작은 플레이'가 12연승에 도전하던 1위 서울 SK와 '추격자' 2위 수원 KT의 팽팽한 승부를 결정지었다.
종료 1분 2초전. 76-74로 앞선 SK가 공격을 전개했다. 페인트존에서 최준용의 미드레인지 점퍼가 빗나갔다. 림을 맞고 튀어오른 공을 잡은 건 뛰어들어온 SK 자밀 워니였다. 골밑에 버티던 KT의 캐디 라렌이 확실하게 위치를 지키지 못했다.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워니는 그대로 다시 점프 해 가볍게 2점을 추가했다. 슛은 가벼웠지만, 점수는 가볍지 않았다. 1분 남은 시점에서 78-74. SK쪽으로 승기가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끝난 게 아니었다. 작전 타임으로 분위기를 재정비 한 KT는 다시 공격을 전개, 45초를 남기고 김영환의 3점슛이 빗나갔지만 신인 하윤기가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뒤 곧바로 골밑 슛을 시도해 파울을 이끌어냈다. 여기까지는 정석대로 잘 됐다. 하지만 하윤기는 2개의 자유투 가운데 첫 번째를 실패했다. 다 들어갔다면 다시 2점차로 압박할 수 있었지만, 3점차가 되며 추격의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자유투 실패가 패배의 직접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팽팽한 막판 대접전 상황에서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틀림없다. 결국 경기 막판에 나온 두 번의 기본플레이 장면이 승자와 패자를 갈랐다.
SK가 파죽의 12연승을 완성하며 리그 1위를 질주했다. SK는 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 홈경기에서 KT를 상대로 뒷심을 발휘하며 80대7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12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팀의 지휘봉을 잡은 전희철 감독이 대기록을 지휘했다.
이날 SK는 2쿼터에 KT의 활발한 트랜지션에 밀리며 리드를 내줬다. 결국 전반은 34-45로 뒤졌다. 그러나 3쿼터에 강력한 지역방어를 바탕으로 김선형, 워니, 안영준 등의 속공이 터지며 점수차를 좁혔고 결국 쿼터 종료 직전 역전했다. 4쿼터는 1~2골차 대접전 양상. 하지만 마지막 1분을 남기고 워니의 결정적 공격 리바운드와 득점으로 승기를 지켜냈다.
한편, 원주 DB는 '더블더블'을 기록한 김종규(10득점-12리바운드)와 허 웅(15득점-7도움), 조니 오브라이언트(24득점)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울산 현대모비스를 79대68로 꺾고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DB는 시즌 17승(22패)째를 달성하며 대구 한국가스공사, 창원 LG와 나란히 공동 6위 그룹을 형성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