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조 1위를 할 수 있는 기회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53)의 말에는 이유가 있다. 한국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8경기에서 6승2무(승점 20)를 기록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3월 열리는 이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9~10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월드컵 본선 조기 진출을 확정했다.
그렇다고 이란, UAE전을 허투루 치를 수 없다. 벤투 감독은 10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뒤 조 1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남은 최종예선 2경기에서 승점 6점을 추가할 수 있다. 조 1위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본다"고 말했다. 1위 이란은 7승1무(승점 22)를 기록 중이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바뀔 수 있다.
조 1위를 목표로 내세운 것에는 매우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을 4개 포트로 나눈다. 각 포트에 8개국씩 배정한다. 추첨을 통해 총 8개의 조를 편성한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부터 모든 포트를 FIFA 랭킹으로 나눴다. FIFA 랭킹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은 팀과 대결할 가능성이 커진다.
FIFA는 3월 발표되는 랭킹을 바탕으로 포트를 구분하기로 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23일 발표 기준 FIFA랭킹 33위다. 3월 발표되는 FIFA랭킹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은 1~2월 치른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월드컵 최종예선은 A매치 평가전보다 가중치가 높다. 이란전, UAE전도 승리하면 호재로 작용한다. 조추첨은 4월 1일 진행된다. 다만 대륙 간 플레이오프가 6월 13~14일 중 단판 승부로 열릴 예정이다. 조추첨은 본선 참가 32개국 중 30개국만 확정된 가운데 열린다.
벤투 감독의 '큰 그림'은 FIFA랭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조 1위 도전에 대해 "목표는 이뤄내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좋은 도전 과제가 된다. 선수들의 정신력을 확인할 기회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예선이 끝나면 월드컵 전까지 호흡을 맞출 물리적 시간이 많지 않다. FIFA 일정을 보면 5월 30일∼6월 14일 최대 4경기, 9월 19∼27일 최대 2경기까지 A매치를 치를 수 있다. 대표팀은 10월 31일부터 대회 개막 전 마지막 소집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 최종예선을 통해 선수단 호흡을 끌어올려야 한다. 특히 한국은 최종예선 7~8차전에서 '핵심' 손흥민(30·토트넘) 황희찬(26·울버햄턴) 없이 소화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만큼 최종예선 9~10차전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