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만년 2위의 저주'에서 탈출을 노리는 울산 현대가 출발도 하기 전에 위기를 맞았다.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울산의 삼각편대가 한꺼번에 팀을 떠났거나 떠난다. 이동준(25)과 이동경(25)은 설 연휴 기간 이적이 확정됐다. 이동준은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으로 말을 갈아탔다.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고, 등번호는 30번을 달았다.
이동경도 예상대로 독일 샬케04 유니폼을 입었다. 임대 후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된 계약이 성사됐다. 샬케04는 지난 시즌 2부로 강등됐지만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명문팀이다. 1부 승격을 노리고 있는 샬케04는 현재 4위에 포진해 있다.
여기에 오세훈(23)도 이적할 채비를 마쳤다. 하지만 유럽이 아니다.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로 둥지를 옮긴다. 오세훈은 바이아웃으로 책정된 150만달러(약 18억원)를 행사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3명의 주축 선수가 K리그 개막을 목전에 두고 한 번에 팀을 옮기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오세훈은 지난 시즌 14위를 차지한 시미즈로 이적하는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아시아 정상인 울산보다 레벨이 낮은 팀으로 이적하는 것에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목소리다.
야심차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도 암초를 만났다. 입대를 연기하면서까지 붙잡았지만 바이아웃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오세훈 뿐만 이동준과 이동경도 바이아웃이 걸려 있었다. 홍 감독은 작별 인사도 못하고 '뉴스'를 통해 이동준과 이동경의 이적 소식을 확인했다.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게다가 유럽이 아닌 J리그 중하위권팀으로 이적하는 오세훈의 경우 홍 감독은 물론 동료들까지 설득했지만 의지를 꺾지 못했다. 울산은 현재 외국인 공격수 수혈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오세훈까지 나간다면 공격수는 박주영 뿐이다.
울산의 이해못할 구단 행정도 문제다. 울산의 가장 큰 무기는 젊은 선수들이다. 라이벌 전북 현대가 가장 부러워한 부분이다. 물론 이적도 축구의 일부다. 하지만 계약에도 'ABC'란 게 있다. 팀의 예측가능한 미래를 위해 바이아웃 계약은 최소화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1명도 아니고 3명을 바이아웃을 통해 잃은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