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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난치병 투병 근황 "처절해"→입양한 처조카에 '애틋' ('마이웨이')[SC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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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의 난치병 투병 근황이 공개됐다.

30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대한민국 마라톤의 전설 이봉주의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원인불명의 통증에 시달렸던 이봉주는 지난해 '근육 긴장 이상증'이라는 난치병 판정을 받고 시련에 부딪혔다. 지난해 3월 '마이웨이'에 출연했을 당시에는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모습을 보여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이후 이봉주는 지난해 6월 무려 6시간이 넘게 걸린 '척추지주막낭종' 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에 힘썼다. 재활을 위해 입원 치료를 받던 이봉주는 "아직 100% 좋아지지는 않은 거 같고, 1년 넘게 계속 이런 상태로 지냈기 때문에 한번에 낫는 게 아니라 재활도 해서 차츰차츰 좋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수술 후 약 7개월 뒤 이봉주는 병원이 아닌 집에서 재활 치료를 이어갔다. 이봉주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집에서 재활 치료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내조의 여왕' 아내 김미순 씨 덕분이었다. 운동 문외한이었던 아내는 남편을 완치시키겠다는 목표 하나로 재활 치료와 운동법을 독학했다. 아내의 정성 덕분인지 통증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잤던 이봉주는 점점 잠도 잘 수 있게 됐다고. 이봉주는 "아내에게 이런 도움을 받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생각하기도 싫었다. 아프기 전에도 나는 누구보다 의지가 강하고 건강한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했는데 이렇게 되다 보니까 늘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봉주가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삼척 처가를 방문한 모습이 나왔다. 이봉주의 장인어른은 아픈 사위를 위해 관절과 신경통, 허리 아픈데 좋다는 태백산 가시오갈피를 구해와 감동을 자아냈다. 정성스럽게 이봉주를 챙기던 장인어른은 "올해 약, 치료 잘 받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억지로는 안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차도가 있으면 좋겠다"며 마음 아파했다. 이에 이봉주는 "아직 난 젊으니까 내일이라도 당장 털고 일어날 수 있다. 너무 걱정하시지 마라. 아버님만 건강하시면 된다"며 안심시켰다.

한편 이날 이봉주 부부가 13년 전 입양해 한 가족이 된 처조카와의 행복한 일상이 공개됐다. 지난 방송에서 이봉주는 안타까운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처조카에게 새로운 보호자가 되어주기 위해 입양을 결심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봉주는 처조카를 첫째 아들이라고 부르며 "철모르는 아이 때 (우리에게) 왔는데 군대까지 갔다 온 모습 보니까 '이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자랐네'라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의젓한 아이가 옆에 있으니까 듬직한 생각도 든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는 거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봉주 아내는 처조카를 입양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도 먼저 입양을 제안해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처조카도 "만약 내가 두 분에게 못 왔다만 아마 고향에서 낚시나 하고, 기술을 배워서 살았을 텐데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봉주는 "형님 장례를 치르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꼬맹이를 두고 가려고 하니까 발길이 안 떨어졌다. 계속 눈에 밟혔다. 그래서 아내에게 데려오는 게 어떻겠냐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생각만 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아이가 잘 따라와 줬던 거 같다.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아이가 잘 자라줬기 때문에 데리고 와서 후회는 안 했던 거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이봉주는 아내와 함께 재활을 위해 옮긴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현재 이봉주의 몸 상태에 대해 "재활 치료 덕분에 복부 경련도 줄고, 등도 펴졌다. 그러나 반대로 목은 좀 더 굽어졌다"며 목 근육을 풀어줄 맞춤형 운동 처방을 내렸다. 이봉주와 아내는 "(허리가) 많이 펴지고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검진 결과에 안도했다.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은 이봉주는 마라톤을 뛸 때보다 더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이건 더 처절한 거 같다. 그때도 물론 처절했지만, 지금처럼 아픈 기간이 오래가는 게 처음이다"라며 "그러다 보니까 어느 때보다 절실한 거 같다. 더 해야 되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이 큰 거 같다"고 털어놨다.

이후 이봉주는 오랜만에 육상 경기장을 찾아 트랙을 밟았다. 마음껏 달릴 수 없다는 생각에 우울해하던 이봉주 앞에 그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여러 사람들이 나타났다. 무려 35명의 참가자들이 이봉주의 쾌유를 위해 릴레이 마라톤 이벤트를 준비한 것.

자신을 위해 뛰는 참가자들을 열심히 응원하던 이봉주는 마지막 주자가 넘겨준 머리띠를 건네받고 오랜만에 트랙을 달렸다. 등은 굽고 뛸 때마다 고통이 밀려왔지만, 최선을 다해 달린 이봉주는 밝은 미소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봉주는 "또 다른 곳에서 회복에 대한 기원을 많이 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봉주 선수가 쉽게 쓰러지는 사람이 아니다. 정말 불사조 같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다"며 "이제는 예전 마라톤 선수가 아니라 앞으로는 건강 전도사가 되어서 많은 분들에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