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의 명예의 전당(HOF) 투표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은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가 기록했다. 그해 425명의 투표 기자단 전원이 리베라의 HOF 입성에 찬성표를 던졌다. 리베가가 역사상 유일하게 100.0%, 만장일치 지지를 받은 후보다.
HOF 입성 커트라인은 75.0%이다. 95.0%를 넘기면 사실상 만장일치로 평가하는데 리베라의 경우 단 한 명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파나마 출신인 리베라는 1995~2013년까지 19년 동안 오로지 뉴욕 양키스에서만 활약하며 통산 세이브 역대 1위인 652개에 평균자책점 2.21을 올렸고, 월드시리즈 우승도 5번이나 이끌었다. 역대 최고의 마무리다.
리베라에 이어 역대 득표율 2위는 이듬해 역시 양키스 레전드인 데릭 지터가 기록한 99.7%다. 396명의 투표단 가운데 1명이 반대했다. 앞서 2016년 켄 그리피 주니어는 99.3%를 찍어 1992년 톰 시버가 갖고 있던 당시 역대 최고 득표율 98.8%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리베라에 이어 두 번째 만장일치 득표를 할 선수가 나타날까. ESPN이 28일(한국시각) '향후 3년간 HOF 후보들'을 점검하는 코너에서 일본 출신 스즈키 이치로가 100%의 득표율로 HOF에 헌액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치로는 2019년 끝으로 메이저리그를 떠나 2025년에 HOF 헌액 자격을 얻는다. 그해 첫 투표 대상 후보는 이치로를 비롯해 CC 사비시아, 이안 킨슬러, 더스틴 페드로이아, 펠릭스 에르난데스 등이다.
코너를 기획한 데이빗 쇼엔필드 기자는 '이치로가 첫 자격을 얻는 해다. 커리어 가치로는 HOF 핵심층에 진입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만장일치 선택(unanimous selection)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누가 그에게 반대표를 던질 수 있겠는가'라고 전망했다.
쇼엔필드는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쌓은 성적이 HOF 회원들 평균을 밑돈다고 평가했지만, 그렇게까지 폄하할 수준은 결코 아니다. 그는 27세인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첫 시즌 타율 0.350, 242안타, 56도루, 127득점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2004년에는 262안타를 치며 이 부문 종전 최고였던 1920년 조지 시슬러의 257개 기록을 84년 만에 깨트렸다.
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타율, 200안타, 올스타, 골드글러브를 석권했다. 메이저리그 19년 통산 3089안타와 타율 0.311의 기록을 남겼다. 비록 월드시리즈 무대에 서본 적은 없지만, 정규시즌 커리어만 가지고도 HOF에 입성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