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운명의 날이 밝았다.
2022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OF)에 입성할 후보들에 대한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의 투표 결과가 26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각) MLB네트워크를 통해 공개된다.
HOF 헌역 여부를 놓고 큰 관심을 끄는 후보는 4명이다. 10년차 마지막 기회에 몰린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 자격 첫 기회를 맞은 데이빗 오티스와 알렉스 로드리게스(A로드)다. 이들은 모두 현역 시절 PED(운동능력향상약물) 스캔들로 이미지가 실추된 레전드들이다.
'2022 명예의 전당 투표 현황'에 따르면 25일 오후 5시 현재 득표율 1위는 데이빗 오티스다. 투표 내용을 공개한 188명의 기자들 가운데 159명의 지지를 받아 득표율이 84.6%에 이른다. 이변이 없는 한 오티스는 자격 첫 해에 HOF에 가입하는 영광을 안게 될 전망이다.
이어 배리 본즈가 77.7%로 2위, 로저 클레멘스가 76.6%로 3위에 올라 있다. HOF 입성 커트라인은 75.0%다. 그러나 투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절반 가량의 기자들이 PED에 휘말린 선수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본즈와 클레멘스는 최종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두 후보의 득표율에 특히 많은 시선이 쏠린다.
A로드는 사실상 탈락이라고 봐야 한다. 75명이 A로드에 찬성표를 던져 득표율은 39.9%에 그치고 있다. A로드는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인 2003년에 이어 뉴욕 양키스에 몸담고 있던 2013년에도 PED 양성 반응을 보여 결국 162경기 징계 처분을 받았고 이후 유니폼을 벗었다.
하지만 자격 첫 해 득표율이 예상 밖으로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ESPN은 이날 주요 후보들의 헌액 가능성을 다룬 기사에서 'A로드는 득표율 40% 선에 머물고 있지만, 자격 첫 해 후보로는 괜찮은 출발(strong start)이다. 통산 696홈런, 2000개 이상의 타점, 3번의 MVP 수상을 자랑하는 후보는 거의 없다. 또한 PED 사용을 시인하고 한 시즌 징계를 받은 후보도 없다'면서 '본즈와 클레멘스는 자격 첫 해 40%를 밑돌았다. 따라서 A로드의 최종 운명은 그들을 따라잡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만일 본즈와 클레멘스가 원로위원회를 통해 HOF에 헌액된다면, A로드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A로드가 본즈-클레멘스의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HOF 입성 자격 첫 해인 2013년 각각 36.2%, 37.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A로드 역시 이번에 최종 득표율은 4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