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2022년 신인 1차 지명을 '야수'로 선택했다.
주인공은 서울고 유격수 이재현.
삼성은 2014년 이후 투수로 신인 1차 지명을 채웠던 지난 7년의 루틴에서 벗어났다.
특히 2020시즌 8위에 랭크되면서 전국지명권을 활용해 수도권 팀 투수를 뽑을 수 있었지만, 야수를 택했다는 건 그만큼 이재현의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이재현은 '제2의 이종범'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 광주동성고 출신 유격수 김도영은 '5툴 플레이어'라는 극찬 속에 광주 지역 1차 지명 라이벌이었던 '파이어볼러'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자신이 바라던 KIA에 1차 지명됐다. "향후 10년 안에 나오지 않을 내야수"라는 호평을 받으며 리드오프와 타격이 좋은 내야수 부재를 한 방에 해결할 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김도영은 지난해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5푼1리 37안타 1홈런 17타점, 장타율 0.598, 출루율 0.530을 기록했다.
사실 이재현도 크게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3리 31안타 1홈런 21타점, 장타율 0.542, 출루율 0.411을 기록했다. 다소 마른 편이지만, 손목 힘이 좋아 장타를 잘 때려낸다는 평가. 무엇보다 강견이다. 투수로도 140km 중반대를 던지고 있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으로 5경기에 출전, 13⅔이닝을 소화해 2승, 평균자책점 1.29로 맹활약했다. 지난해 5월 2일 충암고전에선 6이닝을 소화하기도.
다만 허삼영 감독은 이재현을 투수로 전향시킬 생각이 없다. 미래의 유격수를 위한 선택이었다. 다만 현실은 기다림이 필요하다. 유격수에는 김지찬, 2루수에는 김상수가 버티고 있다. 다만 공격력 강화를 위해선 키스톤 콤비의 변화도 필요한 시점을 잡아야 한다.
이재현은 지난해 말 마무리 캠프 때 허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허 감독은 "가을 캠프 때 보고 가능성을 확인했다. 체력도 많이 올라왔고, 타구속도가 기존 선ㅅ에 뒤지지 않더라. 최근 몇 년간 본 신인 야수들 중 기술적이나, 신체적으로 준비가 가장 잘 돼 있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즉시전력감으로 활용될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향후 2~3년 안에 충분히 비중있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재현이 성장하기에는 최고의 환경이다. 이재현의 롤모델인 '레전드 유격수' 박진만 코치가 2군 감독에 선임됐다. 2군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이재현에겐 박진만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1군에 올라와 또 다른 롤모델 김상수의 장점을 배우는 것도 성장의 좋은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