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 정도면 '독점(獨占)' 수준이다.
FA 시장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카를로스 코레아가 '보라스 사단'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19일(한국시각) 전해졌다.
코레아는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ESPN, MLB.com, USA투데이, 팬그래프스 등 현지의 모든 매체들이 매긴 FA 순위에서 1위에 올라 있다. 그가 선수들에겐 '슈퍼 에이전트', 구단들에겐 '악마'라 불리는 스캇 보라스에게 SOS를 친 것이다.
보라스는 이미 락아웃 이전 자신의 고객 4명에 대해 6억4000만달러에 이르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코리 시거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10년 3억2500만달러, 마커스 시미엔과 텍사스의 7년 1억7500만달러, 맥스 슈어저와 뉴욕 메츠의 3년 1억3000만달러, 제임스 팩스턴과 보스턴 레드삭스의 1년 1000만달러가 보라스 작품이다.
MLB.com FA 랭킹에서 시거는 2위, 슈어저는 4위, 시미엔은 6위다. 또다른 미계약 FA 내야수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3위고 이번에 1위 코레아가 합류했으니, MLB.com 랭킹 1~6위 가운데 5위 트레버 스토리를 제외한 5명이 보라스 코포레이션 소속이다. 좋은 매물들이 한 곳에 모인 셈이다.
코레아는 출중한 능력을 지닌 FA인 건 분명하나, 높은 요구 몸값과 부상 이력, 사인 훔치기 논란 등이 얽히면서 구단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번에 협상의 귀재 보라스를 끌어들여 원하는 계약을 이루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봐야 한다. 앞서 지난 시즌 직후 시미엔이 에이전트를 보라스로 전격 교체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선수와 에이전트의 관계는 선수가 고용주이기 때문에 '갑과 을'의 관계로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선수가 에이전트에게 계약 관련 업무를 모두 맡기니 독점도 이런 독점이 없다.
이번 FA 시장에서 팀을 찾은 선수는 49명이고, 이들이 맺은 총 계약액은 19억1960만달러다. 보라스 사단 소속 4명의 계약액이 6억4000만달러로 전체의 32.6%를 차지한다. 이 비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보라스가 거느리고 있는 거물급 미계약 FA들이 한 둘이 아니다. 브라이언트를 비롯해 선발투수 카를로스 로돈과 기쿠치 유세이, 외야수 닉 카스테야노스와 마이클 콘포토, 그리고 이번에 코레아가 가세했다.
코레아는 시거가 기준 몸값이다. 브라이언트는 1억5000만달러 이상이 유력하고 나머지 4명도 3000만~1억달러 계약이 가능한 FA들이다. 이들 6명의 예상 합계 몸값만 해도 6억3500만달러에 이른다. 즉 보라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총 12억7500만달러(약 15조원) 이상의 '매출'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라스는 2년 전 오프시즌서 FA 역사에 길이 남을 메가톤 계약을 줄줄이 성사시켰다. 그해 전체 FA 계약 총액은 21억3190만달러였는데, 보라스 사단 선수들이 가져간 게 10억7500만달러, 즉 50.4%나 됐다. 5000만달러 이상 계약 FA가 게릿 콜, 앤서니 렌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류현진 등 7명이나 됐다. 이번에 그 기록을 넘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