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KBO리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을 사용한다.
그런데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는 기준은 판이하게 다르다.
LG는 올시즌 4년째에 들어가는 케이시 켈리에 아담 플럿코를 새롭게 영입했다. 지난해 승률왕에 올랐던 앤드류 수아레즈와의 재계약이 난항에 빠지자 아예 방향을 틀어 플럿코를 데려온 것이다.
두산은 지난해 역대 한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우며 평균자책점-탈삼진 2관왕에 올라 MVP까지 차지한 아리엘 미란다에 새롭게 로버트 스탁을 데려왔다. 지난해 좋은 피칭을 했지만 부상으로 빠진 워커 로켓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하고 뽑은 투수다.
LG와 두산의 외국인 투수에 대한 시선이 달랐고, 완전히 다른 유형의 투수가 왔다. LG는 내구성이 있는 안정감을 보여주는 투수를 데려온 반면 두산은 강속구 투수를 뽑았다.
LG가 수아레즈와의 계약을 끝까지 고집하지 않은 이유는 수아레즈의 내구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다. 수아레즈는 지난해 150㎞에 이르는 빠른 공에 안정된 제구력을 보였다. 10승2패에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했다. 좋은 평균자책점을 보였지만 수아레즈는 115⅓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시즌 중간 중간 코칭스태프에서 휴식을 주면서 세심하게 관리했지만 후반기 등 부상으로 한달 정도 빠졌고, 이후에도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LG가 영입한 플럿코는 켈리와 같은 스타일이라 뽑았다고 했다. 구속은 140㎞ 후반을 기록하고, 변화구가 좋다. 게다가 내구성이 좋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점이 LG에 어필했다. LG는 국내 선발진이 강하지 않다. 임찬규와 이민호가 있고 5선발은 전지훈련을 통해 뽑아야 한다. 국내 투수들이 상위권 팀들의 국내 투수와 비교했을 때 절대 강하다고 하기 힘들다. 외국인 투수들이 굳건하게 1,2선발로 나서줘야 국내 선발진에서 불펜진과 더해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두산은 최근 외국인 투수 선발 기조가 강속구로 정해져 있다. 최근 두산에서 던진 투수들은 대부분 150㎞를 쉽게 넘어갔다. 2019년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2020년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 2021년 미란다와 로켓 모두 빠른 공이 주무기인 투수들이었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만큼 맞아도 홈런이 잘 나오지 않기에 구위로 타자를 누르는 전략을 썼다.
올시즌 역시 새 투수 스탁은 강속구 투수다. 직구 평균 스피드가 155㎞에 이른다. 주로 불펜 투수로 등판했기 때문에 선발로 나서면 구속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의 중요성은 이제 말할 필요가 없다. 외국인 투수가 잘 던지는 것이 팀 성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른 스타일의 외국인 투수를 쓰는 LG와 두산이 올시즌 어떤 성적을 거둘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