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백화점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선물세트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고향에 가지 못하는 마음을 선물로 대신하려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명절에 선물할 수 있는 농·축·수산물 가액도 상향 조정된 영향도 받았다.
농림식품부는 지난 5일 "1월 8일부터 2월 6일까지 전달하는 선물에 한해 청탁금지법상 가액 기준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힌 바 있다.
백화점업계는 선물세트의 예약판매와 함께 본 판매가 시작 된 만큼 판매량 및 매출 확대 폭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6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를 앞둔 같은 기간(2021년1월4일∼1월 23일)보다 58.6% 늘었다. 지난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증가세다. 선물세트 구매 객단가도 지난해 설보다 15.9%나 상승했다.
매출 증가를 이끈 것은 농·수·축산물 관련 제품들이다. 청탁금지법 조정으로 정육(64.6%)과 생선(96.7%), 청과(291.4%) 선물세트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귀성객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선물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지난해보다 설이 열흘 이상 빨라지면서 신년 인사까지 겸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
개인뿐 아니라 법인 고객도 선물 매출을 끌어올렸다. 법인 고객의 객단가는 지난해 설보다 19% 증가했고 매출도 167.7% 늘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백화점의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설 같은 기간(2020년12월28일∼2021년1월23일)보다 30% 확대됐다.
사전예약 판매 기간 매출은 지난 설보다 60% 늘었고 정육(55.1%), 수산(78%)물 관련 상품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홈술'의 영향으로 와인과 위스키가 인기를 끌면서 주류(108%) 선물 세트 구매도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예약판매 실적이 지난 설보다 9.1% 늘었다. 코로나가 본격화도기 이전 이었던 2020년 설과 비교하면 매출은 78%가 증가했다.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 상향으로 10만∼20만원대 선물도 지난해보다 28% 더 많이 팔렸고, 홈술의 인기로 주류(35.8%)와 건강·차(42.3%) 관련 상품의 반응이 좋았다.
백화점 업계는 이런 추세가 연휴 기간까지 지속 될 것으로 예상, 100만∼300만원대의 한우 세트와 고급 와인을 한정 수량으로 선보이며 수요 잡기에 나섰다. 특히 집밥 열풍을 반영해 소비자 니즈가 늘고 있는 프리미엄 식료품 관련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차별화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일,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4일부터 선물세트 본 판매를 시작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올해 선물세트 판매량 증가는 한우를 비롯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군이 이끌고 있다"며 "예약판매 때보다 본 판매 때 프리미엄 선물 가짓수가 늘어났고, 본 판매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올해 선물세트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