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시즌에도 KBO리그 팬들은 38세 베테랑 투수의 너클볼을 감상할 수 있다.
SSG 랜더스 입단 테스트를 거쳐 1년 계약에 성공한 노경은(38)은 올 시즌 전반기 팀 선발진의 한축을 맡는다. 노경은은 SSG는 문승원-박종훈이 복귀하기 전까지 외인 원투펀치와 오원석, 이태양과 함께 5선발 체제를 이룬다.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노경은은 SSG 입단 테스트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7㎞를 찍었고, '히트상품'인 너클볼 역시 건재했다. SSG는 노경은과 계약을 발표하면서 '147㎞ 속구 뿐만 아니라 수준급 변화구, 타자를 상대하는 노하우 및 경기 운영 능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노경은은 지난해 롯데에서 선발 투수로 출발했으나, 후반기엔 롱릴리프로 보직을 바꿨다. 14경기 56⅓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7.35,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83으로 활약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노경은 스스로의 부진도 있었으나, 확고한 주전 포수가 없었던 안방 사정이나 복잡한 팀 사정 등 다양한 변수가 활약에 영향을 끼친 부분도 있었다.
2018~2019시즌 노경은은 롯데 선발진의 중추였다. 두 시즌 연속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각각 130이닝 돌파 시즌을 보냈다. 입단 테스트에서 드러난 구위를 회복하고, 건강함을 유지한다면 노경은이 다시금 선발 투수로 제 몫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노경은이 롯데 시절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던 2018시즌(33경기 132⅓이닝 9승6패, 평균자책점 4.06) 투수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SSG 김원형 감독의 존재도 노경은의 부활 가능성을 높일 만한 요소.
롯데 시절 노경은은 철저한 자기 관리로 후배들로부터 버팀목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즌 초반 흔들리던 이승헌, 김진욱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직접 찾아오자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지난해 합류한 베테랑 추신수(40)가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의 멘탈 케어를 하면서 낸 시너지를 목격한 SSG 입장에선 노경은의 합류가 젊은 투수에게 또 다른 힘이 될 것이란 기대를 품을 만하다.
노경은은 SSG와 사인한 뒤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 모든 노하우를 전수할 준비가 돼있다. 부상당한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선발 한자리를 내가 메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 시절 맹활약할 당시 '노경은총'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던 그가 SSG 마운드에 새로운 '은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