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서바이벌 전쟁' 속에 유일한 2000년대생이 있다. 만으로는 10대, 열아홉 살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2002년생인 '벤투호의 막내' 엄지성(광주)이다. 그는 김대원(25·강원) 김진규(25·부산)와 함께 생애 첫 A대표팀에 발탁돼 터키 안탈리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엄지성은 지난해 K리그에 데뷔했다. 광주의 2부 추락을 막지 못했지만 37경기에 출전, 4골-1도움을 기록했다. 오른쪽 측면에 포진하지만 상황에 따라 섀도 스트라이커로 이동한다. 2선 어느 위치에서나 활약할 수 있는 스피드와 볼키핑, 드리블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 전천후 미드필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광주에서의 활약을 눈여겨 본 후 이번 전지훈련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엄지성도 설렘 반, 기대 반이다. A대표팀에서 첫 발을 뗀 그는 11일 "워낙 K리그에서 유명한 선수들이고, 잘하는 선수들이라 긴장도 되지만 배워서 갈 점이 많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개인적인 역량보다 팀적으로 활약하고 싶다. 벤투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을 수행하거나 팀에 녹아드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공개했다.
엄지성의 롤모델은 열 살 위인 손흥민(토트넘)이다. 벤투호는 안탈리아 전지훈련에서 생존한 멤버들과 유럽파들로 새 팀을 구성해 27일 레바논, 2월 1일 시리아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 8차전을 치른다.
엄지성은 "손흥민을 제일 보고 싶다. 롤모델이며 많은 동기부여를 받으면서 축구를 하고 있다"며 "사실 만나면 대화를 못 할것 같다. 성격도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말을 못 걸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 온만큼 바뀌어야 될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엄지성은 K리그에서 손흥민의 전매 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해 화제가 됐다. 그는 "손흥민의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 스프린트 능력을 갖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리 근육 부상으로 토트넘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손흥민의 A대표팀 승선 여부는 미지수다. 손흥민의 합류 여부를 떠나 엄지성도 나이는 잊어야 한다. 당당한 태극전사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또 다른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
엄지성은 15일 아이슬란드, 21일 몰도바와의 평가전을 통해 기량을 점검받는다. 그는 "어린 나이에 좋은 기회를 얻게 됐는데 태극마크를 단 만큼 죽기 살기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