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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골든글로브] '58년차 배우' 오영수, 일냈다..'오징어게임'으로 韓최초 남우조연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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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58년차 배우 오영수가 일을 냈다.

10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버리힐즈 비버리 힐튼 호텔에서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렸다.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감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인해 무관중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수 감독, 제작자, 배우들의 보이콧으로 인한 불참 행렬에 방송사 생중계는 물론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까지 전무한 것.

보이콧 행렬 중에 넷플릭스도 공식적으로 작품을 출품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오징어 게임'은 각각 TV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BEST PERFORMANCE BY AN ACTOR IN A TELEVISION SERIES)과 남우조연상(BEST SUPPORTING ACTOR)에 노미네이트 됐다. '오징어 게임'은 TV 시리즈 부문 작품상(BEST TELEVISION SERIES)의 후보로 오르며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던 바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 이정재의 '깐부'이자 1번 참가자 오일남으로 열연했던 오영수는 남우조연상(BEST SUPPORTING ACTOR)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뒤 수상했다. 오영수는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마크 듀플라스,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테드 래소'의 베릇 골드스타인과 경합 끝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가 '그레이 아나토미'로 여우 조연상을 받고 '킬링 이브'로 여우 주연상을 받고, 또 이콰피나가 영화 '더 페어웰'로 여우 주연상을 받은 뒤 '한국 배우'가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오영수는 58년차의 배우. 주로 연극계와 영화계에서 활약했던 이 배우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MBC '놀면 뭐하니?' 등에 출연해 인기에 대해 "붕 뜬 기분이고, 지금은 조금 내 스스로를 정리하며 자제심을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오영수는 "요즘에는 1등 아니면 안 될 거처럼 흘러갈 때가 있다. 그런데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에게 이긴 거 아니냐. 모두가 승자다. 진정한 승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애쓰면서 내공을 가지고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는 생각을 밝혀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오영수는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를 제일 좋아한다"며 "여러분들도 아름다운 삶을 살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건네며 시청자들의 마음에 큰 파동을 안겼다.

미국을 대표하는 시상식 중 하나였던 골든글로브는 그동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등을 외국어영화상 후보로만 올리며 비난을 받아왔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고, 여기에 '미나리'는 미국 영화사에서 제작한 미국 영화였다는 점에서도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웠던 것. 또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골든글로브에서 후보 재명에 배제돼 인종차별 논란을 피할 수 없었던 바. 한국 최초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졌지만, 할리우드 업계에서 보이콧을 당하며 참석 역시 어려워졌다.

지난해 2월 로스엔젤레스타임스의 보도로 골든글로브 주최 단체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이하 HFPA)의 부패 스캔들이 터졌고, 87명의 HFPA 회원들 중 흑인 회원이 전무해 인종 차별 비판을 받아야 했다. 또 스칼렛 요한슨은 HFPA 회원들로부터 성차별적 질문을 받았음을 폭로했다. 이에 지난 5월에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중계해왔던 NBC가 시상식 중계를 보이콧했다. 배우들 역시 트로피를 반납하고 나섰고, 톰크루즈도 자신이 받았던 트로피를 반납했다. 또 넷플릭스, 아마존 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 등도 골든글로브를 보이콧했다.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게임'이 한국 드라마 최초로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고,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