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알짜 FA'로 주목받았던 정 훈. FA 광풍이 몰아쳤지만, 정 훈의 겨울은 차다.
이미 14명의 FA 중 13명이 계약을 마쳤다. 총액 100억원이 넘는 FA가 5명이나 나올 만큼 뜨거웠던 시장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반작용으로 한층 차갑게 식었다.
정 훈에겐 처음이자 마지막 FA의 기회다.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다른 팀과도 협상을 꾸준히 진행중이다. 보상 선수 없이 보상금 1억 5000만원(전년도 연봉의 150%)이란 금액이 워낙 적기 때문에, 박병호 같은 깜짝 이적은 언제든 가능하다. 정 훈의 계약 협상이 길어지는 이유다.
다만 정 훈의 가치를 가장 잘 아는 팀이 롯데라는 점에서 롯데 잔류가 유력하다. 야구계에선 사실상 롯데 단일 창구로 보고 있다. 구단 또한 이를 잘 안다. 최대한 합리적으로 계약하려한다. 손아섭의 이적이 이뤄지기 전까진 운영팀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졌다. 지난달 29일에 이어 4일에도 협상을 가졌다.
지난해 이대호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직전인 1월 29일에 비로소 계약을 맺었다. 당시 이대호의 계약 액수가 2년 26억원(우승 옵션 2억 포함)이다. 차우찬(LG) 유희관(두산)처럼 캠프 시작 이후인 2월에 계약을 마친 선수들도 있다. 이용찬은 아예 개막 이후인 5월에 NC 이적 계약을 맺었다.
야구선수에게 스프링캠프가 갖는 중요성을 감안하면, 계약은 캠프 전에 마무리하는 게 좋다. 정 훈이 아무리 성실한 선수고, 몸 관리에 이골난 베테랑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차우찬은 단 5경기 22⅓이닝 투구에 그쳤고, 유희관은 4승7패를 기록하며 9년 연속 10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이들처럼 계약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정 훈 측은 "아직 고려할 부분이 많아 타결되지 않았을 뿐, 1월을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타 팀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조만간 마무리될 거란 설명이다.
정 훈은 협상 자체를 에이전트에게 일임한 상황. '남고 싶다'는 정 훈의 속내는 분명하다. 다만 관건은 롯데의 대우에 달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