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고령 운전자가 갈수록 많아지고 이에 따른 교통사고가 늘면서 자동차업계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안전장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한 '레벨4' 기술이 탑재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60대 이상이 차주로 등록된 개인 차량은 601만1899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개인 등록 차량 2126만2272대의 28.3%에 달한다. 개인 차량 10대 중 3대가 60대 이상 고령 운전자의 차량인 셈이다.
지난 2013년 말 60대 이상 고령 운전자의 차량 수는 300만대로 8년 만에 2배로 늘어난 것이다.
70대 이상 초고령 운전자의 차량도 154만885대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11만4795건으로 전체 교통사고의 10.5%를 차지했다. 2016년(8.1%)과 비교해 2.4%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교통사고 사망자 중 가해자가 고령 운전자인 경우도 2016년 17.7%에서 5.7%p 늘어난 23.4%였다.
이에 차업계는 안전 및 사고 방지, 헬스케어 등의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출시된 대부분의 차량에는 첨단운전자 보조장치(ADAS·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가 장착돼 있다.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브레이크를 안 밟아도 알아서 속도를 줄여주고, 차선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거나 정해놓은 속도 내에서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게 하는 기능이다.
현대차·기아는 적외선 카메라로 운전자 얼굴을 300개의 점으로 지정해 위험하다고 판단될 시 소리 및 진동으로 주의를 주는 'DSM'(Driver State Monitoring) 시스템을 이미 개발했다. 조만간 주요 상용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심박 측정, 동공 추적 등을 통해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감지하는 헬스케어 기술도 발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해 운전자의 부주의, 졸음, 스트레스, 피로 등을 감지하는 기술은 이미 많이 개발됐다. 향후에는 혈당 정보 확인이나 심전도 체크를 활용해 음주운전을 파악하는 기술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뇌파 기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엠브레인'을 개발했다. 이어셋 형태의 센서를 착용하면 운전자의 뇌파를 감지해 실시간 컨디션을 측정하고, 스마트폰 앱과 LED 램프, 진동시트, 헤드레스트 스피커 등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정부가 오는 2027년 운전자 개입이 전혀 없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4를 상용화하겠다는 로드맵에 맞춰 다양한 헬스케어 기술도 이미 개발됐거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2018년 내놓은 넥쏘 자율주행차에는 탑승객의 건강 정보를 전문의에게 전송해 실시간으로 건강 진단을 받는 기술이 탑재됐다.
현대모비스의 'DDREM(Departed Driver Rescue & Exit Maneuver)' 등 차량 내부에 있는 센서가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해 운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차를 갓길이나 휴게소에 세우는 기술도 개발중이다.
여기에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이 결합되면 운전자의 건강 상태가 심각할 경우 차량이 알아서 병원으로 이동하는 시스템도 머지않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