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잘 풀린다면 봄 배구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임인년 첫 경기를 앞둔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출발은 초라했다. 2라운드까지 12경기서 우리카드는 단 3승(9패)에 그쳤다. 손발이 맞지 않았고, 승부처마다 흔들리기 일쑤였다. 3라운드 초반 2경기에서도 잇달아 고개를 숙였던 우리카드는 그대로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현대캐피탈전부터 반등에 성공, 29일 삼성화재전까지 5연승을 거두면서 2021년을 마무리했다. 5승을 거두는 동안 4경기를 셧아웃으로 마무리하는 등 확 달라진 집중력을 선보였다.
신 감독은 "시즌 초반 계획했던 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이 생각이 많았고, 오만한 부분도 있었다. 자기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도 엿보였다. 2라운드까진 기술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대화를 많이 나눴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금은 많은 부분이 해소됐다고 본다. 앞으로 기술적인 부분에서 풀어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2일 장충체육관에서 만난 상대는 선두 대한항공. 3라운드까지 3번의 맞대결에서 단 1세트를 따내는데 그쳤다. 신 감독은 "그동안 대한항공전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령탑의 시선은 다가올 봄을 향했다. 그는 "하루하루가 다르고 만만한 팀이 없다. 하지만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준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이라 본다"며 "잘 풀린다면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일단 봄 배구를 1차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달라진 우리카드의 경기력은 대한항공마저 뒤덮었다. 접전이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3세트를 내리 따냈다. 1세트에서 대한항공이 흔들리는 틈을 타 편안하게 기선 제압에 성공한 우리카드는 2, 3세트 승부처마다 높이와 조직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결국 세트스코어 3대0(25-16, 25-21, 26-24)으로 이겼다. 이날 전까지 3연승 중이었던 대한항공은 좀처럼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이날 승리로 우리카드는 6연승 및 올 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에 성공했다. 3라운드까지 내리 승리를 헌납했던 대한항공에 시원한 설욕도 성공했다. 봄 배구를 향한 우리카드의 힘찬 진군이 새해 벽두부터 큰 울림을 만든 날이었다.
장충=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