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5강 순위싸움 만큼이나 개인상 경쟁도 숨막힌다. 타격왕 3파전의 격차는 흔히 말하는 '할푼리모'를 넘어 '사' 차이다.
타격 1위를 달리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부진한 반면 기존의 강백호(KT 위즈) 외에 전준우(롯데 자이언츠)가 맹타를 휘두르며 1위의 향방이 오리무중이 됐다.
이정후는 근막 통증을 안고 뛰고 있다. 19~20일 이틀 연속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트레이닝파트에선 휴식을 권하지만, 치열한 5강 싸움 중인 팀의 사정을 감안해 이정후가 출전을 강행중이다.
전날까지 이정후의 타율은 0.34712, 강백호는 0.34710, 전준우는 0.34674를 기록했다. 세 선수를 일반적인 '할푼리'로만 반올림하면 0.347로 모두 동일하다. 할푼리모'사'까지 가야 이정후와 강백호의 '2사' 차이가 드러난다, 강백호와 전준우는 4모 차이다.
시즌 중반까지 타격왕 경쟁을 주도한 건 강백호였다. 4할 타율을 오르내릴 때만 해도 강백호의 타격왕은 '따놓은 당상'으로 보였다. 하지만 강백호는 후반기 들어 다소 비틀거렸다. 어느 정도 회복한 지금도 후반기 타율이 2할8푼6리로 3할을 밑돈다.
그 사이 이정후가 무서운 기세로 강백호를 앞질렀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NC 다이노스전까지만 해도 타율이 3할6푼1리에 달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근막 통증의 영향인지 최근 5경기에서 18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타격왕 선두를 다투던 두 선수가 일제히 부진한 사이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전준우가 끼어들었다.
전준우는 올시즌 최다안타 1위(181개)를 달리고 있다. 2위 강백호(168개)와는 13개 차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차이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20타수 9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 부문에서 두 선수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21일 경기가 있는 선수는 이정후 뿐이다. 이정후는 7경기, 강백호와 전준우는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강백호는 타격왕 자리를 내줄 경우 올시즌 무관 위기에 처한다. 이정후는 무안타 부진을 끊어낼 수 있을까, 오히려 두 선수에게 뒤처질까. 타율과 최다안타 외에도 타점(98개, 1위 양의지 104개) 출루율(0.451, 1위 홍창기 0.453) 등 여러 부문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강백호가 올해 무관에 그칠지도 관심거리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