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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마저 지운 에이스의 결자해지, 그러나 또 승리는 없었다[대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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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에릭 요키시(32·키움 히어로즈)는 최근 두 경기서 웃질 못했다.

잇달아 대량실점을 하면서 무너졌다. 지난 16일 고척 한화전에서 올 시즌 최다인 8실점(4자책점)을 하면서 무너졌다. 22일 인천 SSG전에서는 3⅔이닝 만에 6실점(4자책점)을 내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야수진 도움을 받지 못했던 부분이 컸지만, 영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서 상대 타선의 힘을 이겨내지 못한 탓도 컸다. 두 경기 모두 타선이 터지면서 패전 위기가 지워진 게 그나마 위안거리.

두 경기서 부진했지만 요키시는 시즌 13으로 KBO리그 다승 선두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원태인 백정현(이상 삼성)이 곧 13승을 달성하며 어깨를 나란히 했고, 드류 루친스키(NC), 아리엘 미란다(두산·이상 12승)도 턱밑까지 추격했다.

키움은 제이크 브리검이 개인사를 이유로 미국행 뒤 자취를 감추면서 외국인 투수 자리에 요키시 한 명만이 남은 상태. 음주 징계 뒤 감을 못 찾는 한현희, 부상으로 빠진 정찬헌 등 선발진 구멍도 여전하다. 가을야구 진출 경쟁을 펼치는 와중에 요키시마저 흔들린다면 대체할 방법이 없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28일 한화전을 앞두고 최근 요키시의 부진을 두고 "인천(SSG전)에선 수비 도움을 못 받았고, 고척(한화전)에선 5회까지 잘 던지다 한 번에 무너졌다"며 "문제점은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면담을 거쳤고, 본인도 인지를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믿음은 견고했다. 홍 감독은 "외국인 투수 한 명이 없는 가운데 요키시가 1선발 역할을 하고 있다. 에이스다운 모습을 꾸준히 보여줘 우리가 지금 순위 싸움을 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키시는 1회말 2사후 하주석에 중전 안타를 내준 뒤 런다운 상황을 만들었으나 유격수 김주형의 태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진루를 허용했다. 이후 폭투까지 나오면서 실점 위기에 처했지만, 에르난 페레즈를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정리했다. 2회초 박병호의 솔로포로 팀이 리드를 잡자, 요키시도 힘을 냈다. 4회말 2사후 노시환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위기 없이 5회까지 호투를 펼쳤다.

6회말. 불운이 또 요키시를 뒤덮었다. 이원석의 좌중간 안타로 무사 1루 상황에 놓인 요키시는 정은원에게 느린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그런데 타구가 2루 베이스를 맞고 굴절되면서 병살 찬스가 무사 1, 2루 상황으로 바뀌었다. 한화의 더블스틸 성공으로 바뀐 무사 2, 3루에서 요키시는 최재훈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요키시는 하주석을 삼진 처리한데 이어 노시환을 1루수 파울플라이, 페레즈를 3루수 땅볼로 차례로 잡으면서 무실점을 완성했다.

홍 감독은 7회말 시작과 동시에 요키시를 불러들이고 김성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김성진이 1사후 백용환에게 좌월 동점 솔로포를 내주면서 1-1 동점이 됐다. 앞선 부진을 떨치고 위기까지 지웠던 요키시는 또 웃질 못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