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약 한 달 뒤 우주로 향한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누리호 비행모델(FM)은 발사 점검의 마지막 관문인 WDR(Wet Dress Rehearshal)을 최근 성공적으로 끝내고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10월 21일로 예정된 1차 발사를 대기 중이다.
WDR이란 발사체를 발사대에 세우고 극저온 환경에서 발사체가 정상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영하 183℃의 산화제를 충전·배출하는 작업을 말한다.
누리호 시험발사체의 경우 WDR 과정에서 가압계통에 이상이 발견돼 기술적인 보완작업을 했고 예정 발사일보다 약 한 달 정도 늦은 2018년 11월에 발사됐다.
이와 달리 실제 발사에 쓰이는 누리호 비행모델은 단 한 번에 WDR을 통과해 순조롭게 최종 발사 작업을 준비 중이다.
과학기술정통부 권현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현재까진 특별한 문제가 없기에 발사일이 변경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누리호의 정확한 1차 발사일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발사관리위원회에서 확정된다. 기상 변수 등을 고려해 1차 발사일 이후 일주일간은 예비발사 기간으로 지정된다.
정부는 누리호 1차 발사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2022년 5월 2차 발사도 준비 중이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발사체 성능 신뢰를 높이기 위해 4차례 더 발사한다.
2010년 개발 시작해 약 11년만에 빛을 보게 된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은 1조9천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우주 과학 기술분야 초대형 국책 프로젝트다.
누리호는 아파트 17층 정도의 높이(47.2m)에 총 중량이 약 200t에 달하며 75t급 액체엔진 4기가 묶여있는(클러스터링) 1단부와 75t급 액체엔진 1기로 이뤄진 2단부, 7t급 액체엔진 3단부로 구성된다.
누리호는 1.5t급 더미(모사체) 위성을 싣고 하늘로 발사되는데, 1단부는 대기권을 돌파하는 데 쓰이고 2단부는 우주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후 3단 로켓이 600∼800㎞ 상공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진입시킨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에 이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갖춘 7대 우주강국에 합류하게 된다.
이번 발사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지속해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조황희 센터장은 "혹시 이번 발사가 실패하더라도 빠르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인공위성 시장이 빠르게 확장하는 만큼 이를 우주 공간에 올릴 발사체 기술을 우리가 확보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쏘는 것이 앞으로 경제적, 안보적 측면에서 모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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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