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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현장]사흘만 허락된 태극마크. 그저 연습경기였지만 청소년대표팀엔 평생 기억될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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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U-23 대표팀과 U-18 대표팀의 연습경기가 15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U-23 대표팀은 멕시코에서 열리는 제3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23세이하)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모여 합숙 훈련에 들어갔다. U-18대표팀과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대구고, NC 다이노스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오는 19일 멕시코로 출국한다.

U-18 대표팀은 이번 평가전이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였다. 당초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제30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대표팀이 소집될 필요가 없게 됐다. 내년엔 또 다른 고교 3학년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려야 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생애 단 한번뿐인 청소년대표의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U-23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하기로 했다. U-18 대표팀 선수들은 파란색 유니폼 등 대표팀 용품을 받았고, 며칠에 불과하지만 하나의 팀으로 함께 연습과 경기를 치렀다.

이날 U-18팀의 선발은 박준영(세광고)이었다. 13일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번으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선수. 박준영은 3이닝 동안 2안타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준영은 "청소년대표로 뽑히게 돼 영광이다. 플로리다 가서 우승을 해보려고 했는데 연기돼서 아쉬웠는데 형들과 연습경기를 잡아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엊그제 와서 연습 하루 하고 경기를 하는데 그래도 빨리 친해졌다. 형들과의 경기지만 기죽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자고 선수들끼리 다짐했다"며 이번 경기에 남다른 각오가 있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대표팀에 합류한 날 신인 2차 드래프트가 열렸다. 박준영이 제일 먼저 지명을 받아 친구들의 박수를 받았다. 박준영은 "원래는 미국에서 드래프트를 보는 것이었다"면서 "가장 먼저 뽑혀 박수를 받았는데 내가 처음이었지만 끝까지 내색하지 않았다. 이번에 대표로 온 친구들 모두 지명을 받아 다행이었다"고 했다.

지명을 받고 벌인 첫 실전 경기. 당연히 마음이 달랐다고. 박준영은 "지명을 받아서 편한 마음도 있었지만 프로에서 붙을 수 있는 선수들이라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던졌다"면서 "우리 대표팀 동료들도 다 프로에서 볼 선수들이라 친구지만 새롭게 보였다. 어느 팀의 어느 라운드라는 게 있으니 다르게 보였다"며 웃었다.

의외로 U-18대표팀이 7대1로 이겼다. 7회초 U-18팀의 김승우(LG 지명)가 LG 1차 지명인 U-23 대표팀의 조원태를 공략해 1타점 2루타를 치는 등 2점을 뽑았고, 승부치기로 진행된 9회초 대거 5점을 더했다.

U-18 대표팀은 이날 경기를 치른 뒤 해산했다. 사흘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추억이 쌓였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