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 내년에 프로에 입단하는 선수가 맞나 싶었다. 어떤 질문에도 자신있고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한화 이글스에 2차 1라운드 1번으로 지명된 세광고 3학년 우완 투수 박준영(18).
박준영은 청소년대표팀(U-18)에 뽑혀 15일 대구에서 열린 U-23 대표팀과의 평가전서 선발 등판해 3이닝을 던졌다. 의미가 있는 선발 등판이었다. 당초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돼 이번에 뽑힌 청소년대표팀이 뛸 대회가 사라졌다. 지금 고3 선수인 현재 청소년 대표 선수들은 내년이면 프로에 진출해 청소년 대회엔 출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번 평가전이 2021 청소년대표팀의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였다. 그런 의미있는 경기에서 선발로 나갔다. 2안타 2볼넷을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1회, 2회는 밸런스가 좋았는데 마지막에 아쉬웠다. 템포가 급해서 추스르지 못한 게 아쉽다"라고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던진 자신의 피칭을 평가했다.
한화에 지명된 것에 크게 기뻐했다. "연고지 팀이라 한화 경기를 가장 많이 봐왔고 입단하고 싶었다. 지명이 됐을 때 진짜 기쁘고 행복했다"는 박준영은 한화가 광주일고의 문동주를 1차 지명으로 뽑아 아쉽지 않았냐는 질문에 "아쉽진 않았다. 동주가 좋은 선수이지 않나. 던지는 것을 보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1차지명 받을 친구가 받았다"라고 쿨하게 인정했다.
문동주는 U-23 대표팀에 뽑혀 이번에 같은 팀이 아니었지만 숙소가 같아 이틀간 함께 지내면서 많이 친해졌다고. 그러나 박준영은 "동주가 워낙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프로에 가서 지지 않겠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한화를 좋아하니 현재의 리빌딩 상황도 잘 알고 있었다. "정민철 단장님과 외국인 감독님이 새롭게 리빌딩을 하고 있지 않나. 젊은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다"면서 "나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파이팅 넘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활기차게 말했다.
가장 닮고 싶은 투수로 오타니 쇼헤이를 꼽았다. 박준영은 "가장 공을 잘 때리는 투수라고 코치님께서도 많이 보라고 추천해주셨던 투수다"라며 "다르빗슈 유 투수도 많이 봤고, 센가 코다이라는 선수를 보며 다리를 내는 것을 따라하려고도 했는데 잘 안되더라"며 웃었다.
실력있는 야구선수 뿐만 아니라 좋은 야구선수가 되고 싶은 바람을 내비쳤다. "야구선수지만 인성이 첫번째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팬서비스다. 그 다음이 실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부모님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어머니께서 키도 크시다. 아버지는 운동신경이 탁월하시다. 두 분의 장점을 내가 다 받은 것 같다"는 박준영은 "남들이 크게 다칠 때 난 타박상 정도였다. 몸은 타고 났다"라며 웃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