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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종합] 김소연 "내 인생작3 '아이리스' '검프' 그리고 '펜하'…피아노신, 작가님 반응에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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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김소연이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시리즈에서 연민이 느껴지는 악녀 캐릭터 천서진을 완벽히 소화하며 연기자로서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됐음을 알렸다.

천서진은 드라마 사상 최고의 악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인물을 김소연은 역대급 열연으로 완성하면서 찬사를 받았다.

김소연 본인도 천서진을 떠나보내면서 헛헛한 마음이다. 그는 '펜트하우스' 종영 인터뷰에서 "시원할 줄 알았는데 왜 그리운줄 모르겠다. 정도 많이 들고 천서진 역할에 많이 빠져있었구나 느끼게 됐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처음 대본을 볼 때는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1년 동안 무사히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많다. 소리지르는 것에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그런 장면이 많아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무사히 잘 끝난 것 같아서 기분 좋다"며 특유의 웃음을 지었다.

천서진의 마지막은 자살로 마무리 됐다. "결말은 매우 마음에 든다. 대본을 읽었을 때 너무 너무 슬펐고 안타까웠고 눈물도 많이 났다. 모든 촬영의 마지막에 찍었는데 머리도 단발로 자르고 촬영해서 감정이 더 쉽게 젖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악행이 심해서 '처참한 결말이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샹제리에에 맞고 피 토할 때보다 보기에는 덜 처참할 수 있겠지만 감정적으로 모든걸 다 잃은 심정으로 연기했다."

천서진을 연기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부터 욕먹기를 각오했다. "처음 시작할 때 이미 악역을 해봤고 그로 인해 어떤 반응이 올지도 예상이 되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오히려 천서진의 파멸을 즐거워하고 김소연에게까지 나쁜 얘길해주는게 '내 연기의 칭찬이다'라고 생각했다. 각오하고 시작했고 단단한 마음으로 시작해서 유연하게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천서진이라는 인물을 연기하기 쉽지는 않았다. "인물에 대해 상상을 많이 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에 대해 상상을 많이 했고. 왜 '사랑해'라는 말에 집착하는지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상상을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

김소연은 "시즌3를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원래 '왕좌의 게임'이라는 미드를 정말 좋아하는데 시즌을 통해 배우들의 연기력이 진화하는 것을 봤다. 또 한 캐릭터를 오래 연기하면서 몰입하는 것을 보고 부럽기도 했는데 나도 시즌3까지 해보니 몰입이 쉽게 됐다. 나중에는 청아아트센터를 보면서 촬영이 아닌데도 울컥하기도 하더라"고 웃었다.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시즌1의 15회 피아노신이다. "가장 애정이 가는 회차도 15회다. 촬영 두 달 전쯤 대본을 받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벅찬 회차가 아닐까 싶었다.감정을 정리하기 위해 손으로 대사를 써가면서 외웠다. 리허설을 할 때도 목이 메여서 제대로 리허설을 못했다. 촬영마치고 집에 갈때 마음이 후련했던 기억이 난다."

김순옥 작가는 이 신을 두고 "우리드라마에 선물같은 신이었다. 몇번을 돌려볼만큼 최고였다"며 "배우의 그 놀라운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너무 잘해줘서 작가로서 배우의 연기에 업혀갔다고 생각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소연은 "나도 기사를 보고 눈물이 날뻔 했다. 피아노신이 방송된 후 작가님이 나에게 '소름돋음. 짱!'이라고 문자 보내줬더라"며 "작품의 인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점이라 어깨가 무겁고 '민폐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많았다. 무사히 방송이 되고 문자도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김소연은 함께 한 배우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했다. "신은경 언니에게는 정말 많이 배웠다. '나도 저런 선배가 돼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후배를 엄청 배려해준다. 또 힘들 때 항상 장문의 문자로 힘을 준다. 나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 엄기준은 항상 웃으면서도 멘탈 관리를 잘한다. '어떻게 그런 캐릭터를 덤덤하게 연기를 잘 할까'하는 생각에 존경하는 마음까지 든다. (이)지아 언니는 진짜 심수련 같아서 좋았다. 우아하고 아름답고 목소리도 딱 심수련이다. 같이 연기하면서 좋았고 털털함도 가지고 있다."

유진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친분이 있지만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윤희가 유진이어서 너무 좋았고 편했다. 첫 등장에서 남 전혀 신경 안쓰고 남루한 모습으로 나왔는데 그때도 예뻐보였다. 실제로 천사 같다. 끝나서 못 만나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라며 "봉태규도 꼭 다시 만나 연기하고 싶다. 연기도 잘하고 센스도 있고 재치도 있고 진중한 면도 있다. 많은 매력을 느꼈다. 하 박사(윤종훈)에게는 고마운게 많다. 하 박사였기 때문에 시즌1에서 몰입을 많이 할 수 있었다. 평소 너무 착하고 예의바르고 흔쾌히 모든 것을 'OK' 해준다"고 극찬했다.

딸 하은별 역의 최예빈과 호흡도 좋았다. "은별이 연기가 정말 힘들었을것 같다. '내가 연기했으면 너의 반도 못했을거다'라는 말을 예빈이에게 많이 했다. 나도 엄마 역할이 어색할 수도 있었는데 예빈이 덕분에 몰입이 잘 됐다. 은별이 서진에게 약을 먹이기 위해 와인을 함께 마시는 장면도 내가 연기한게 없고 다 예빈이의 연기를 받았다. 은별의 표정을 보는데 바라보기만 하면 됐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남편이자 배우 이상우는 '펜트하우스'를 끝까지 무사히 마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이번 작품이 잘되니 남편이 사인을 많이 해달라고 하더라. 지인들의 부탁이 많았다. 먼 친척까지 연락이 와서 사인해달라고해서 너무 즐겁게 사인을 했다. 남편에게는 고마운 것이 많다. 대사 맞춰준 것도 도움이 됐지만 내 멘탈관리에 도움이 많이 됐다. 내가 모니터를 찍어서 보여주는데 항상 '너무 잘했다'고 칭찬을 많이 해줬다. 가족이 해주니까 용기가 되더라. 같은 배우이면서 가족만 할수 있는 조언도 많이 해줬다. 마지막회에 단발로 자를때 시댁에 가서 말씀드렸더니 시어머니가 '멋있다'고 해주시더라. 나에게 너무 큰 용기가 됐다."

이상우는 '펜트하우스2'에 특별출연을 하기도 했다. "좋았지만 좀 쑥스러웠다. 나와의 촬영은 금방 끝났고 하윤철과 찍는데 남편이 하윤철의 약을 몰래 홈쳐가는 장면이 나온다. 무슨 약인지도 모르고 훔쳐가는 촬영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정력제였더라. 같이 방송을 보면서 '나 정력제를 훔친거야'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웃음)"

결혼 후에는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도 조금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연기에 몰입하기 위해 다른 일은 자제하고 쉬는 날에도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서는 내 여가시간에도 슬픔에 빠져있기 보다는 남편과 밥도 먹으러 다니고 여기저기 돌아도 다니고 한다. 그런 시간을 갖다보니 연기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 확실히 내 시간이 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김소연은 자신의 연기인생에 중요한 세작품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아이리스'와 '검사 프린세스' 그리고 '펜트하우스'를 꼽았다. "'이브의 모든 것'은 너무 어려서 뭘 모르고 했다. 쑥스러운 마음 뿐이다. '아이리스'는 처음으로 뭔가 정신을 좀 차리고 했던 작품인 것 같다. 그 전에는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보일수 있을까' 같은 철부지 생각을 많이 했다. '아이리스'부터 마음의 변화가 생기더라. 그래서 몸도 키워보고 머리도 잘라보고 외적으로 내려놓으며 심리적으로 변화가 있었던 작품이다."

다음은 '검사 프린세스'다. "많은 분들이 내가 과연 로코를 할 수 있을까 의심했던 작품인 것 같다. '아이리스'를 끝낸 직후라 더 그랬다. 나의 본모습을 아는 감독님을 만나서 캐스팅이 됐고 너무 즐겁게 촬영을 했다."

마지막이 '펜트하우스'다. "'이브의 모든 것'때도 악역은 했지만 그때는 역할이 좋았다. 허영미 캐릭터의 임팩트가 컸지 내가 잘한 것 아니다. '만회해보자' '제대로 해보자' 큰 각오를 하고 했던 작품이 '펜트하우스'다. 결과도 좋게 끝나서 너무 다행스럽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