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서울 충암고의 역사적인 창단 첫 청룡기 우승을 이끈 이주형(3학년)은 중학교 때부터 일명 '옆구리 투수'로 변신했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는 포수였다. 야구부 감독님께서 팔 스윙을 보시고는 '투수를 해보라'고 하셨는데 처음에는 정통파(오버핸드)로 던졌다. 하지만 제구가 잘 안되면서 점점 옆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삼촌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한 이주형은 '피지컬 괴물'이다. 신장이 1m95에 달한다. 정통파가 아니어서 공을 던지는 최고 타점이 약간 낮지만 일반적인 사이드암보다는 스리쿼터에 가깝고, 큰 신장 덕에 타자들의 시선에선 볼이 위에서 아래도 움직인다.
이주형은 "초등학교 4학년 때는 키도 평범했고, 조금 뚱뚱했다. 그해 12월 동계훈련을 하면서 키가 갑자기 확 크고, 살도 빠졌다"며 웃었다.
이주형은 올해 충암고 에이스다. 특히 지난 7월 개막했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6주간의 중단 이후 다시 열린 청룡기에선 지난 7월 8일 원주고와의 첫 경기부터 5일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와의 결승전까지 5경기를 모두 선발로 등판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전에선 상대 타선을 6⅓이닝 5안타(1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냈다.
충암고는 5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76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결승전에서 이주형의 역투에 힘입어 7대3으로 이겼다. 지난달 대통령배에 이어 올 시즌 전국대회 2관왕.
에이스의 자신감이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주형은 "태백 훈련을 잘 소화했고, 청룡기가 다시 재개되기 전 대통령배를 우승하면서 마음속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패스트볼 최고시속 145km를 찍은 이주형은 커브를 비롯해 슬라이더, 포크볼, 싱킹 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갖추고 있다.
이주형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투수는 정우영(LG 트윈스)과 원종현(NC 다이노스)이다. 같은 사이드암 유형의 투수이기 때문이다. 이주형은 "같은 유형의 선배님들에게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청룡기 최우수선수상과 우수투수상을 동시 수상한 이주형은 프로팀으로부터 1차 지명을 받진 못했지만, 2차 상위 라운드에 뽑힐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주형은 "어느 팀에서 불러주시든 열심히 할 것"이라며 "프로에선 인성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공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