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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프리뷰]4전 전패 147kg 파이터와 데뷔전인 102kg 일반인의 대결.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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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쟤 정도는 내가 체력 훈련만 3개월해도 이기겠다"라는 도발로 성사된 경기. 그런데 3개월이 아니라 3년이 걸렸다.

'야쿠타 파이터' 김재훈(32·G복싱짐)과 '액션배우'금광산(45·팀스턴건)은 금광산의 한마디로 시작됐다. 전패를 하는 김재훈을 향해 자신있다고 한 금광산의 말로 인해 진짜 경기가 성사됐다. 하지만 훈련 도중 금광산이 허리 부상을 당해 맞대결이 연기됐고 다시 일정이 잡혔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회가 취소되면서 둘의 만남은 이뤄지기 힘들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로드 FC는 둘의 대결을 놓지 않고 있었다. 대회를 열기로 하면서 가장 먼저 준비한 것이 '야쿠자 파이터'와 '액션 배우'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진짜 누가 더 센지 붙을 수 있게 됐다. 2018년에 싸웠어야 하는 경기가 무려 3년이나 지난 것.

김재훈은 촉망 받는 검도 유망주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해 일본 검도를 배우기 위해 유학을 떠났다. 일본에서 고등학교 때 검도부 주장을 하며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검도에서 유명했다. 그러다가 대학생일 때 편의점 알바를 하다가 야쿠자 회장을 알게 돼 야쿠자 생활을 했다.

2014년 격투 오디션 주먹이 운다 시즌 3에 참가하며 야쿠자 생활을 그만뒀고, 격투기 선수로 전향해 현재까지 선수 생활을 해오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총 4경기에 출전해 모두 패했다.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 상대에게 조금씩 밀리다 보면 금세 포기해 승리를 내준 경우가 많다. 리얼리티 격투 프로그램 '로드맨 베이징 익스프레스'에서 중국의 장지안준과 대결하다가 52연타를 시도한 뒤 체력이 빠져 역전패 당한 것은 그의 흑역사다.

일반인이나 마찬가지인데다 나이도 많은 금광산에게 지는 것은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 한국 복싱 챔피언 이규원 관장에게 복싱 기술을 지도 받았고, 복싱 레전드 박종팔과도 만나 기술을 전수 받았다. 멘탈 코치로는 개그맨 안일권과 평소 절친한 사이인 윤연희가 나서 김재훈의 멘탈을 잡아줬다.

금광산은 현직 영화배우다. 범죄도시, 챔피언, 성난황소 등 영화에서 거친 겉모습과는 달리 귀여운 행동을 하는 반전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다. 범죄도시에서 마동석에게 삶은 계란을 까주는 남자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빈센조에 출연해 신 스틸러로 활약했다.

학창 시절부터 10년 가까이 축구선수로 생활했다. 40살이 된 후인 2015년 연예계에 데뷔했다.

30대 초반부터 격투기 대회 출전에 대한 꿈이 있었다. 김재훈의 경기를 보고 "쟤 정도는 체력 훈련만 3개월 해도 이길 수 있다"고 디스한 것이 케이지에 오르는 일로 커지고 말았다. 마동석의 소개로 UFC 파이터인 김동현이 운영하는 '팀 스턴건'에서 훈련해 현역 종합격투기 선수들과 이번 경기를 준비해왔다.

둘은 2일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로드몰 ROAD FC 058 계체량 행사에서 미리 한바탕 신경전을 펼쳤다. 김재훈이 행동으로 파이터의 자존심을 긁은 액션 배우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무제한급이라 계체량에 의미는 없었지만 금광산은 102㎏, 김재훈은 147.7㎏을 기록했다.

김재훈은 계체가 끝난 뒤 마주 설 때부터 모두를 당황시켰다. 물병의 뚜껑을 따길래 마시는가 했는데 물을 바닥에 뿌리면서 자신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알렸다. 이후 인터뷰를 위해 다시 무대에 올라왔을 때는 김재훈이 금광산에게 다가가 몸으로 밀었고 금광산이 팔로 김재훈을 밀쳤다. 이에 김재훈도 밀쳐 싸움 일보직전까지 갔다. 곧바로 관계자들이 올라와 둘을 떨어뜨려 놓았다.

이어진 인터뷰 때도 김재훈은 화를 이기지 못했다. 금광산이 먼저 소감을 말하려고 로드걸에게서 마이크를 받으려 할 때 김재훈이 마이크를 뺏어 "저부터 한마디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더니 "진짜 같잖다. 같잖아. 내일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더니 마이크를 던지고 단상을 내려왔다.

이에 금광산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김재훈 선수가 저렇게 화내는 것을 내가 당연히 이해하는 부분인데 굳이 여기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긴 한데 나도 나름 준비한다고 준비했고 김재훈 선수보다 더 센 선수들한테서 스파링하며 맞아 가며 배웠다. 격투기 팬분들이 보셨을 때 '저거 보려고 이제까지 참았나'라는 말이 안나오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4전 전패의 파이터와 액션 배우가 진짜 붙는다. 김재훈이 지게 된다면 일반인에게 지는 창피를 당하게 되는 것이고, 금광산이 진다면 나이 먹은 어른이 함부로 입을 놀린 벌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둘 다 자존심을 두고 싸운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