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전 세계 영화 역사를 다시 쓴 거장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걸작 중 걸작 '대부'를 누르고 가장 위대한 영화로 선정됐다.
미국의 유력 영화전문 매체 스크린랜트는 12일(현지시각) 해외 영화 평점 및 영화 전문 온라인 플랫폼 레터박스(Letterboxd) 사용자들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훌륭한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베스트 10'을 발표했다.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순수 아시아 자본과 제작진이 만든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거머쥐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기생충'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걸작으로 꼽히는 '대부'(1972,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를 꺾고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스크린랜트는 "'기생충'은 비영어 사용 영화로는 유일하게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로 작품상 수상의 하나의 역사가 된 작품"이라면서 "봉준호 감독의 이 영화는 이런 주요상 후보에 오른 가장 독특한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잣집에 잠입하는 가난한 한국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연기, 연출, 감정 등의 모든 측면이 훌륭하다"라며 "작품상 뿐만 아니라 감독상과 각본상까지 수상한 작품이다"고 부연했다.
'기생충'에 밀려 2위에 오른 '대부'는 영화 역사상 가장 훌륭한 갱스터 느와르 영화로 칭송받는 걸작이다. 세계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IMDB에서 '쇼생크탈출'(1994)에 이어 평점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작품. 레터박스 선정 위대한 영화 3위는 후속작인 '대부2'(1978, 프란시스 포드 포콜라 감독)다.4위는 2004년 열린 제7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11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한 역사적인 기록을 가진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2003, 피터 잭슨 감독)이 차지했고, 5위는 할리우드의 '리빙 레전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역작 '쉰들러 리스트'(1993)가 차지했다. '쉰들러 리스트'는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을 포함해 7개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6위와 7위는 각각 밀로스 포먼 감독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와 조나단 드미 감독의 '양들의 침묵'(1991)이 차지했다. 두 영화 모두 아카데미에서 가장 중요한 다섯개 수상 부문(작품상, 감독상, 남·여주연상, 각본 혹은 각색상)을 모두 수상한 걸작이다. 역대 아카데미에서 주요 부문 다섯개를 모두 수상한 영화는 '어느 날 밤에 생긴 일'(1934),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양들의 침묵'(1991), 단 세 작품 뿐이다.
8위는 2007년 개봉해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거머쥔 코엔 형제 감독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차지했고, 제33회 시상식에서 5개 부문에서 수상한 빌리 와일더 감독의 1960년작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가 9위에 랭크됐다. 10위는 제23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1950년에 개봉한 고전 걸작 '이브의 모든 것'(조셉 L. 맨키위즈 감독)이다.
이번 리스트의 순위를 매긴 레터박스는 2011년 뉴질랜드에서 개발한 영화 전문 온라인 플랫폼이다.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인 IMDB와 달리 사용자들이 취향을 공유하는 소셜 기능을 더해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대표적인 영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폭발적으로 사용자가 증가, 무려 300만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어, 최근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가장 각광 받는 영화 플랫폼으로 사랑 받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