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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150㎞의 숙명? 3년 걸린 안우진의 선발 정착, 장재영도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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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를 꼽으라면 단연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과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장재영이다.

이들은 최고 150㎞대 중반의 직구를 뿌리며 상대 타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그러나 결과는 극과 극이다. 특히 팀내 선후배인 안우진과 장재영은 똑같이 150㎞대 직구를 뿌리면서도 성적은 대조적이다. 경험에서 비롯되는 제구력 차이, 요령 차이가 둘의 처지를 극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안우진은 입단 3년 만에 비로소 선발 자리를 찾은 모습이다. 안우진은 지난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2안타 7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선발승은 2019년 6월 20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이었다.

2018년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안우진은 선발로 정착하기까지 숱한 곡절을 겪었다. 입단하자마자 학폭 사실이 드러나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2019년에는 전반기에 선발로 로테이션을 지키다 어깨 부상을 당해 3개월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시즌 막판 복귀해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그는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시즌 내내 고생했다.

올해가 사실상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이다. 전임 감독 시절 안우진의 선발 전환 프로젝트는 2~3년 뒤의 일이었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 부임 후 이 일은 빠르게 진행됐고, 스프링캠프에서 착실하게 준비를 마친 뒤 2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SSG 랜더스전에서 오른쪽 검지에 물집이 생겨 3⅔이닝 만에 교체된 뒤 부상자 명단에 올라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른 안우진은 이날 복귀해 최고 156㎞짜리 강속구를 뿌리며 한층 안정감 넘치는 피칭을 했다.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이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서 복귀해줬다. 구위와 경기 운영 모두 좋았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5회까지만 맡겼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안우진은 지난달 말 입국해 자가격리 중인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팔꿈치 부상서 재활 중인 이승호가 합류하더라도 선발 자리를 지킬 공산이 크다.

그러나 신인 장재영은 좀처럼 프로 적응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 7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6.50의 처참한 기록을 내고 지난달 3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4월 29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1회초 6타자를 맞아 5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며 5실점한 뒤 결국 다음 날 2군으로 내려갔다. 팀내 로테이션이 여의치 않아 '오프너' 형식의 선발 임무가 주어졌으나 실망만을 안겼다. 직구 구속은 꾸준히 150~154㎞를 찍었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다. 그냥 빠른 공만 던질 뿐 '투수'가 아니었다.

코칭스태프는 중간이든 선발이든 당장 1군서 보탬이 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 섰고 시간을 주기로 했다. 비슷한 유형의 안우진도 입단 첫 시즌 들쭉날쭉한 제구 탓에 피안타율 2할8푼2리,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79로 흔들리며 평균자책점 7.19로 부진했다. 장재영이 같은 과정을 거칠 지 알 수 없으나, 시간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