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래퍼이자 화가 후니훈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휩쓴 영화 '기생충'(19)의 봉준호 감독과의 작업 일화를 전했다.
17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서는 다양한 장르에서 남들보다 한발 앞서간 선구자 4인 홍서범, 사유리, 제시, 후니훈이 출연한 '1호가 될 수 있어' 특집이 펼쳐졌다. 특히 이날 후니훈은 화가로 변신해 '기생충' 속 그림을 그리기까지의 에피소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후니훈은 2000년대 광고에 출연해 "비트박스를 잘하려면 2가지만 기억하세요. 북치기 박치기"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화제를 모은 1세대 래퍼다. 한동안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그는 화가로 변신, '기생충'에 등장하는 다송이의 상징적인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큰 관심을 끌었다.
후니훈은 "'라디오 스타' 출연을 위해 미국에서 귀국했다. 아티스트 비자를 받아 아내와 미국생활을 1년 째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작업에 대해 "봉준호 감독이 '침팬지를 형상화한 인간의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주문을 해서 그리게 됐다. 계속 피드백을 받았는데 내 그림을 숫자로 나열해 '3번과 8번을 합쳐 달라' 등의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후니훈은 "계속 피드백이 이어져서 속으로 '그럼 봉 감독님이 직접 그리시지'라고 하기도 했다"며 "봉 감독도 그림을 잘 그린다"고 '봉테일' 봉준호 감독과 작업이 녹록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또한 후니훈은 "최종적으로 그림 컨펌이 났을 때 우주로 날아갈 것 같았다. 이후 벽에 붙일 그림을 몇 점 더 그렸는데 너무 행복하게 그렸다"며 "원래 그림에 대한 페이를 안 받을 생각이었다. 영화 산업에 이바지한다는 생각도 있고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게 영광이었다. 그런데 계좌이체로 보내주더라"고 웃었다.
후니훈은 '기생충' 속 다송이 그림의 가치에 대해 "내 입으로 말할 수 없지만 모 기업에서 100억을 제시받았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림이 영화의 소품이어서 소유권은 나한테 있지만 저작권은 봉준호 감독과 영화 제작사에 있다. 계약상 제작사와 봉준호 감독이 소장을 해야 하는 그림이지만 영화가 잘 되고 봉 감독이 '다송이의 영혼이 담긴 작가님 그림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말하셨다. 그래서 미국에 가져갔다가 이번에 '라디오스타'를 위해 다시 가져왔다"고 그림을 공개했다.
그런가 하면, 아이돌들의 랩 선생님이었다는 후니훈은 지드래곤과 비에게 영향을 줬다고. 그는 "지용이를 초등학생 시절 만났다. 이름이 '지용'이라고 하길래 '지드래곤'이라는 예명을 지어줬다. 그 이름으로 나온 노래가 '내 나이 열셋'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비의 '안녕이란 말 대신' 노래에 인트로 부분과 코러스 부분 목소리가 제 목소리다"라며 "비가 '제가 형 덕분에 잘 됐잖아요'라고 했다. JYP에서 계좌이체로 입금이 됐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