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제가 직접 본 것은 없었다."
농구스타 출신 방송인 서장훈(47)이 16일 '현주엽 학폭의혹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근 현주엽 논란에서 중·고교 1년 선배라는 이유로 '서장훈도 알고 있을 것'이란 주장까지 나오자 솔직한 심정을 내놓은 것이다.
현주엽 논란은 휘문중·고교 2년 후배인 최초 폭로자 김모씨가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최초 폭로가 나오자 현주엽은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줬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지만 개인적인 폭력은 없었다. 악의적인 모함이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피해자라 주장하는 또다른 사람들이 의혹을 계속 제기했고, 이에 맞서 현주엽의 대학 후배가 반박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폭로자 김씨의 동기라는 A씨가 난데없이 서장훈을 끌어들였다. 그는 "1년 선배인 서장훈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서장훈이 입장 표명을 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스포츠조선은 서장훈과의 전화 인터뷰를 갖고 입장을 들었다. 각종 방송 스케줄로 바쁜 서장훈과의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사실 이런 문제로 당사자도 아닌 그와 인터뷰를 하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불필요한 확산을 막기 위해 객관적인 입장에서 당시 겪었던 일을 있는 진솔하게 전한다는 조건 아래 조심스럽게 인터뷰에 응했다.
-15일 최초 폭로자의 동기 A씨가 서장훈을 언급했다.
▶A씨는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농구부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왜 나를 들먹이는지 모르겠다.
-'현주엽 학폭 의혹'을 접했을 때 심정은.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 내가 졸업한 뒤에 현주엽이 주장이었는지도 이번에 알았다. 너무 믿기지 않는 일이라 지금도 어리둥절한 심정이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휘문고 시절 목격한 게 있나.
▶그간 뉴스 내용을 보면 폭로자는 현주엽의 2년 후배이고, 현주엽이 고교 3년때 그런 일을 했다고 나온다. 내가 졸업한 뒤의 일을 직접 볼 수 없지 않은가. 목격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뭐라고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현주엽이 중학 시절에도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있다.
▶휘문중, 휘문고 농구부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중·고교 농구부가 같은 라커룸, 체육관을 쓴다. 서로 훈련시간만 오전-오후로 분리해 사용할 뿐 교내에서는 같은 공간 생활을 했다. 주엽이가 중학생때 나는 고교생이었고, 고교 선배들이 보는 앞에서 중등부가 그런 행동을 할 수 없다. 그 시절엔 운동부의 질서가 엄격하지 않았나. 내가 현주엽의 폭력행위를 본 것은 없었다.
-당시 현주엽 폭행 관련 소문을 들은 것도 없나.
▶나에게 무슨 얘기가 들어 온 기억은 없다. 나는 다들 아시다시피 농구를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내 앞가림하기도 바빴다. 타인에 대해 별 간섭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다. 당시 분위기는 고등부는 중등부 어린 애들이 뭘 하는지 신경쓰지도 않는다. 중등부가 어느 대회 나가서 우승했다고 하면 '그랬나보다'하는 정도였다. 게다가 나는 학창시절 주장도 아니어서 후배들과 접할 기회도 적었다. 당시 주장은 윤재한이었다.(서장훈의 휘문중·고 동기인 윤재한은 명지대 선수로 진학했다)
-학창시절 현주엽은 어떤 후배였나.
▶30년, 너무 오래 전이라 명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제 기억에 장난기 많은 후배였다. 장난꾸러기 같았다. 이런 일이 생겨서 나도 무척 당혹스럽고, 주엽이가 그렇게까지 했을 것이라 믿어지지 않는다.
-선수 출신 어머니 사업가 아버지 등 집안 배경으로 위세가 대단했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 선수 출신 부모님은 현주엽 말고도 여러 분 계셨다. 현주엽은 굳이 배경이 아니더라도 농구 잘하는 선수로 성장하는 때였다. 그때는 부모님들이 돌아가면서 가끔 선수들에게 고기 회식시켜주는 것 말고는 선수 자식을 전적으로 선생님께 맡겨놓고 감히 간섭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현주엽이 무슨 특혜를 봤다? 그런 건 잘 모르겠다.
-스타선수 출신으로서 이런 사건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일들이 자꾸 생기니까 스포츠에 대한 국민들 관심도 멀어질까 걱정이다. 특히 현주엽이 의혹에 휘말려서 당혹스러우면서도 진짜 그랬는지 믿기 어려울 만큼 마음이 아프다. 혹시 양자 간에 오해가 있다면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