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화려하게 개막한 2021시즌 K리그1 초반, '퇴장 주의보'가 내려졌다.
'레드카드'가 승부의 향방을 결정짓고 있다. 시작은 1일 울산 현대-강원FC전이었다. 1-0, 울산의 살얼음판 리드 속 진행되던 후반 5분 강원의 핵심수비수 임채민이 퇴장당하며, 그대로 무게추가 울산쪽으로 기울었다. 울산은 이후 내리 4골을 퍼부으며 홍명보 감독의 K리그 데뷔전을 5대0 대승으로 장식했다.
7일 수원 삼성과 성남FC의 경기(1대0 수원 승)도 레드카드가 승부를 갈랐다. 전반 37분 성남 수비수 박정수가 수원 공격수 김건희를 막는 과정에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경기는 사실상 여기서 끝이 났다. 수원은 전반 40분 김민우가 결승골을 넣었고, 주중 경기를 대비해 무리하지 않는 경기운영을 펼쳤다. 성남 역시 수적 열세 속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13일 인천 유나이티드-FC서울의 경인더비(1대0 서울 승) 역시 퇴장 변수 속 요동쳤다. 인천이 주도권을 잡고 이어진 경기는 후반 31분 인천 송시우가 비디오판독(VAR) 결과 황현수를 가격한 것으로 밝혀지며 퇴장, 기류가 확 바뀌었다. 거짓말처럼 서울쪽으로 분위기가 옮겨갔고, 결국 후반 44분 기성용이 K리그 복귀골이자 이날 결승골을 터뜨렸다. 14일 수원FC와 성남의 경기도 후반 박지수의 퇴장 변수 속 성남이 2대1 역전승을 챙겼다.
수적 차이를 낳는 퇴장은 이전에도 경기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였지만, 올해 유난히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각 팀들의 전력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선두권을 형성하며 '양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울산과 전북 현대, 두 현대가 팀들을 제외한 K리그1 나머지 10개팀들의 전력은 백중세라는 평가다. 아직 외국인 선수들이 본격 가세하지 않은데다, 비교적 약체로 분류되던 시도민구단들이 전력 보강에 성공하며, 각팀간 전력차가 줄어들었다. 두드러진 강팀도, 약팀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되면, 팽팽한 승부의 추가 급격히 기울 수 밖에 없다. VAR로 피해나갈 구멍이 사라진 지금, 각 팀들은 그만큼 퇴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퇴장은 평준화 시즌의 최대 변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