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해는 '진짜' 다를거에요."
김도혁은 인터뷰 내내 '진짜'라는 말을 강조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매 시즌 패턴은 같았다. 동계시즌 마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희망을 이야기했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절망'의 나락에 빠졌다.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고, 가을이 되면 '기적'을 썼다. '잔류왕'이라는 타이틀은 영광이자 멍에였다. 매 겨울 인천은 '잔류왕'이라는 수식어를 떼기 위해 의지를 다졌지만, 결과는 같았다.
'인천 원클럽맨' 김도혁은 또 한번 팬들에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약속을 건냈다. 매년 인천의 롤러코스터를 함께 해온 김도혁은 '진짜'라는 말을 써가면서 달라질 인천을 확신했다.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달라진 선수단이다. 인천은 올 겨울 오재석 오반석 김광석, 네게바, 델브리지 등을 영입했다. 베테랑들의 영입으로 공기가 확 바뀌었다. 김도혁은 "멋진 커리어를 가진 형들이 후배들을 위해 솔선수범하신다. 저런 형들이 왔기에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반석이형이 임대 왔을때 '형, 진짜 이적하시면 안돼요?'라고 했을 정도로 든든했던 형이었다. 재석이형도 팀에 합류하기 전에 먼저 전화주셔서 '형도 열심히 할테니 잘해보자'고 해주셨다. 든든했다. 이런 형들이 먼저 움직이시니 당연히 후배들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두번째는 분위기다. 김도혁은 "예전에는 식사할때 계속 같은 자리에서 같은 사람들과 먹었다. 감독님이 전훈 첫 날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며 식사 시간만다 자리를 바꾸자고 제안하셨다. 그러면서 신인 선수들과도 먹고, 형들과도 먹는데, 내가 잘 몰랐던 선수들과 속 이야기도 하면서 더 가까워지고 있다. 형들이 먼저 분위기를 잡아주고, 다양한 노력들을 하니까 확실히 예년보다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힘은 조성환 감독의 존재다. 김도혁은 "감독님과 함께라면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고 딱 잘라 말했다. 김도혁은 "감독님이 올 겨울 스태프에 변화를 주셨다. 어떻게 보면 모르는 사람이 오면 감독님이 그 사람을 챙긴거 아니냐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결국엔 내가 혜택을 보는거다. 물리치료사쌤이 마사지를 하는데 너무 정성스럽게 해주셔서 치료 받는게 미안할 정도다. 감독님이 데려오시는 분만다 우리를 위해 노력해주시는 분들이니 더 믿음이 간다"고 했다. 불과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성환 감독에 대한 김도혁의 믿음은 컸다. 그는 "진실성, 그게 감독님의 힘이다. 하시는 말씀이나 행동에 진실이 담겨있다. 우리를 위한다는 생각, 그게 바탕이 돼 있다.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고 했다.
김도혁이 올해는 꼭 달라지고 싶다고 하는 이유, 인천을 사랑해서다. 김도혁은 평소에도 인천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낸다. 그는 "나를 프로에 데뷔시켜준 팀이다. 그것만으로도 평생 감사해야 한다. 내가 원래 뭐 하나 꽂히면 가는 성향이기는 하다. 이제 이 팀은 내 전부다. 많은 팬들이 좋아해주시고, 그 팬분들의 사랑을 져버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는 더 잘하고 싶다. 김도혁은 "감독님이 '상위스플릿에 가보자'고 이야기하신다. 그러면서 '그럴려면 13km은 뛰어야 한다'고 하신다. 처음에는 말도 안된다고 했는데 이제는 해보자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이 중요한 이유도 있다. 김도혁은 171경기를 뛰었다. 올해 200경기도 가능하다. 김도혁은 "일단 K리그 200경기를 뛰고 싶다. 내 최종 목표는 인천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선수가 되는 것이다. 올해 일단 200경기라는 벽을 넘고 싶다. 이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