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스가노 토모유키는 결국 잔류를 택했다. FA 양현종의 최종 선택지는 어디일까.
올해 메이저리그에 문을 두들긴 한일 선발 투수는 총 3명이다. KBO리그에서는 양현종이 FA 자격으로 진출에 나섰고, 일본에서는 니혼햄 파이터스 아리하라 고헤이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스가노 토모유키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문을 두드렸다.
일본 선수 중에서는 아리하라만 소속팀을 찾았다. 아리하라는 지난달 텍사스 레인저스와 2년 620만달러(약 68억원) 수준의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이 실현됐다.
반면 스가노는 요미우리 잔류를 택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등의 구단을 포함해 막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까지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지만, 스가노는 어느 팀과도 계약을 맺지 않았고 포스팅이 불성립되면서 요미우리에 남게 됐다.
스가노의 경우, 양현종과는 상황이 다르다. 일단 FA가 아닌 포스팅 자격이었기 때문에 데드라인이 확실히 정해져 있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영입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고 빠른 움직임에 나섰다.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였고, 꾸준히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졌지만 조건이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나 요미우리가 스가노에게 30억엔 이상 수준의 계약을 제시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메이저리그는 향후 재도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시아 출신에 선발 투수라는 포지션이 양현종에게는 비슷한 '세일즈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객관적 평가는 다를 수 있다. KBO리그보다 NPB의 평균 수준이 한 수 위라고 생각하는만큼 스가노에 대한 평가 역시 더 높았을 것이다.
다만 비슷한 조건의 경쟁 선수가 일본 잔류를 택한 것은 양현종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스가노를 영입하려고 했던 구단들은 여전히 선발 보강을 원하고 있고, 조건이 서로 잘 맞는다면 관심이 양현종에게 향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일본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관심이 더 모였지만, 이제는 경쟁자들이 사라진 상태다. 여기에 양현종은 진출 당시부터 몸값에 대한 기준을 두지 않고, 도전 자체에 더 큰 가치를 뒀기 때문에 비교적 덜 까다롭다.
하지만 오히려 포스팅이 아니기 때문에 협상에 불리한 측면도 있다. 데드라인이 없어서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차근차근 정리된 이후에 양현종에게 순번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현종 역시 너무 오래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인데, 메이저리그 시장은 여전히 빠르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변수다.
양현종 측은 1월 20일을 기준으로 오퍼를 최종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 이상으로 기간이 길어지면 새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