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이 밝았다. 하얀 소의 해, 한국마사회 경마공원에도 경주로에서 소처럼 우직하게 노력하는 소띠 경마스타들이 있다. 조교전문기수로 성실히 활동하고 있는 73년생 윤영민 기수, 이제는 어엿한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85년생 유승완 기수 그리고 아직 새내기지만 뛰어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김태현 기수가 그 주인공이다. 다른 듯 닮은 세 명의 소띠 경마스타를 만나보자.
▶조교전문기수로 '제2의 기수인생' 서울 경마공원 윤영민 기수
서울경마공원 윤영민 기수는 73년생으로 소띠 기수 중 최고참이다. 2018년 최초로 조교전문기수로 전향하여 기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이후 안정적인 기수 활동을 통해 우수마 배출을 위해 맹활약을 하고 있다.
조교전문기수가 된 이후 그의 성실함이 빛을 발하여, 2019년도에는 총 2418두를 훈련시키며 조교전문기수들 중 가장 많은 경주마를 조교했다. 지난해 정상 경마를 시행할 때에는 월평균 200두가 넘는 말들을 조교할 정도로 열의를 가지고 제2의 기수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한 상황도 있었지만 윤영민 기수는 본래의 자리를 지키며 코로나19가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소띠해를 맞아 조교전문기수 전향 이후 수많은 경주마 훈련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들을 경주마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쏟고 싶다"며 "경마팬들이 없으니 경주가 재미도 없고, 동기부여도 잘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경마팬들을 만나는 그 순간을 매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부상 딛고 재도약 준비하는 서울 경마공원 프리기수 유승완 기수
서울 경마공원의 대표 소띠는 어느덧 데뷔 15년차를 맞은 유승완 기수다. 2019년 300승 고지와 함께 서울 경마공원 다승 3위를 달성하며 명실상부 '베테랑' 반열에 올랐다. '유승완 기수'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최강암말 '실버울프'와의 호흡이다. 유난히 까다로운 '실버울프'를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감싸며 7번의 대상경주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은 유승완 기수에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해다. 2018년도 10.6%, 2019년도 13.5%를 자랑하던 승률이 8.9%로 떨어졌다. 파행적인 경마 시행으로 인해 컨디션 조절도 쉽지 않았다. 지난 12월 경주로에 복귀 후 꾸준히 운동을 병행하며 컨디션을 점차 올리고 있다.
유승완 기수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에서 맞이한 '소의 해'다. 새해 목표에 대한 물음에 "예전부터 목표가 '성실하고 꾸준한 기수가 되자'는 것이다. 우직하고 성실한 소처럼, 꾸준히 경주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2021년을 만들고 싶다. '꾸준함'이 가장 어려운 숙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에 경마팬들에게 "상서로운 하얀 소가 의미하는 것처럼 꿈꿔왔던 모든 것들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경 경마공원 '특급 신인', 귀여운 외모로 한번, 실력으로 두 번 놀라는 김태현 수습 기수
귀여운 외모로 화제가 되었던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김태현 기수. 올해 8월 데뷔전에서 곧바로 우승을 거머쥐며 경마팬들에게 '얼굴 도장'을 찍었다. 민장기 조교사가 이끄는 부경 21조 소속으로, 특유의 성실함으로 마방식구들의 지지를 받으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2주 간 15회 출전해 4번 우승하며 '특급 신인'의 진면목을 발휘한 바 있다.
97년생인 김태현 기수는 'Z세대' 신세대답게 "틀이 정해진 장거리 경주보다 경주 시작부터 끊임없이 경쟁을 해야 하는 단거리 경주가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기수로서의 목표도 '코리아스프린트' 우승이다. 데뷔부터 출전까지 숨 가쁘게 2020년을 달려온 김태현 기수, "지난해는 경마아카데미를 벗어나 실전을 겪으며 다양한 경험을 했던 한 해다. 모르는 것이 많은 신인으로서 재미있게 보냈다"고 평했다.
김태현 기수 역시 올해 목표를 '건강하게 쉬는 날 없이 꾸준히 기승하는 것'을 꼽았다. 동시에 데뷔 후 경마 고객들을 거의 만나지 못한 탓에 '활기찬 정상 경마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큰 소망' 이라고 덧붙였다.
세 기수 모두 '꾸준함'을 한 해의 목표로 삼았다. 우보만리(牛步萬里), 소걸음은 느릴지언정 그 꾸준함으로 만리를 간다. 세 기수 모두 변함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2021년 하얀 소의 해와 함께 날아오르기를 기대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