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990년생이 고교 3학년이던 2008년. 그 해는 유독 내야수 풍년이었다.
허경민 김상수 오지환 안치홍 이학주 등 대형 유격수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2009년 신인 1차 지명. 1990년생 내야수가 두 명 있었다.
경북고 김상수와 경기고 오지환이었다. 삼성 라이온즈과 LG 트윈스에 1차 지명된 두 유격수는 나란히 2억8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고 안치홍과 광주일고 허경민은 2차 1라운드로 각각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유니폼을 입었다.
충암고 이학주는 무려 115만 달러란 당시로선 거금에 시카고 컵스로 스카우트 됐다.
뿔뿔이 흩어져 2009년 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한 5명의 황금내야수들. 긴 세월이 흘렀다. 많은 것들이 변했다. 5명 중 4명은 FA 계약을 했다. 팀과 포지션이 바뀐 선수들도 있다.
이들 5명에게 2021년은 승부의 해가 될 전망이다. 포지션 별 최고를 정조준 하고 있다.
두산 허경민은 각오가 남다르다. 최대 7년 간 85억원의 FA 대박 계약 후 첫 시즌. 2018년 이후 3년 만에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되찾아오는 걸로 신고식을 치른다는 각오다. 거포 최 정(SK) 황재균(KT)이 버티고 있는 포지션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터줏대감 김하성이 빠진 최고 유격수 자리 역시 1990년생 간 경쟁이 뜨거울 전망.
대표팀 출신 오지환은 일찌감치 최고 유격수를 예약했다. 전성기 나이에 공-수-주를 두루 갖춘 자타공인 최정상급 기량의 소유자.
절치부심 이학주의 각오도 남다르다. 충실한 겨울나기를 하면서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한국야구 3년 차. 결코 밀리지 않는 재능의 보유자라 겨울 땀이 결합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2루수 최고 지존을 놓고 펼칠 경쟁도 만만치 않다.
NC 다이노스 박민우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1990년생 두 선수의 도전이 시작됐다.
주인공은 유격수에서 2루수로 성공 변신한 안치홍과 김상수다. 새 팀 롯데에서의 FA 첫해를 썩 만족스럽지 못하게 보낸 안치홍. 절치부심의 해다. 골든글러브급 활약으로 자존심을 회복할 참이다.
삼성 김상수 역시 동기부여가 있다. FA 3년 계약의 마지막 해. 동기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했던 첫 FA 계약의 자존심을 멋지게 만회할 참이다. FA 재자격 취득까지 1년을 더 기다려야 하지만 동기생 이학주와 키스톤 콤비로 팀의 반등을 이끌며 강한 인상을 남길 각오다.
5인5색의 1990년생 황금 내야수들. 최고를 향한 선의의 경쟁심은 동반성장의 원동력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