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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유제니=빵꾸똥꾸?"..'펜트하우스' 진지희, 아역 이미지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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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진지희(23)가 아역 이미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훌훌 털어버렸다.

2003년 데뷔한 이후 믿고 보는 아역 배우로 활약했다. 2009년 방영됐던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정준혁(윤시윤)의 동생인 정해리로 등장, '빵꾸똥꾸'라는 역대급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고, 이후에도 MBC '해를 품은 달', JTBC '선암여고 탐정단' 등에서 활약했다. 김순옥 작가와는 SBS '언니는 살아있다'로 만난 뒤 '펜트하우스'까지 인연이 이어졌고, 유제니로 분해 밉상 중학생, 고등학생의 연기를 펼쳤다.

5일 종영한 SBS '펜트하우스'(김순옥 극본, 주동민 연출)은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일그러진 욕망과 부동산 성공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지난 10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5일 2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역대급 시청률 기록을 세우며 종영했다. 진지희는 극중 강마리(신은경)의 외동딸인 유제니를 연기했다. 유제니는 실력은 없지만 욕심은 있는 청아예고 성악전공 쌈닭. 배로나(김현수)와 사사건건 부딪혔지만, 최종회에서 상처받은 배로나의 식사를 챙겨주는 등 반전 모습으로 궁금증을 남겼다.

진지희는 6일 오후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났다. 진지희는 "시즌1이 끝난 것이 실감이 안 난다"며 말문을 열었다. 28.8%라는 역대급 시청률과 더불어 매회 높은 화제성까지 기록했다. 이 배경에는 막장극의 대모로 불리는 김순옥 작가와 수위 높은 연출로 논란과 화제성을 동시에 불러왔던 주동민 PD가 있었다. 진지희 역시 시즌1의 인기 비결로 이들의 합을 꼽았다. 그는 "정말 재미있는 드라마가 한 편 나오겠다고 생각했는데, 시청률이 이 정도로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진지희는 "저희 '펜트하우스'의 인기 요인은 너무 많은데, 감독님의 연출력과 작가님의 필력, 그리고 배우분들의 훌륭한 연기력이라는 이 3가지의 환상 호흡이 있었기 때문에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도 현장에서 배우분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다 들어주시고 작가님또한 저희 연기에 피드백도 자세히 해주셔서 완벽한 드라마가나올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매회 등장한 반전들은 시청자들의 뒤통수는 물론, 배우들의 뒤통수도 얼얼하게 만들었다고. 진지희는 "저희도 매회 대본을 모르는 상태로 있었다. 항상 2~3회씩 받았는데 항상 매 순간이 반전이었다. 초반에 설아를 차에 가두고 괴롭히는 부분도 '이렇게까지 악행을 하다니!'이라며 많이 놀랐고, 표현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되지 않게 표현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무엇보다 범인이 오윤희였다는 것에 놀랐고, 마지막에 수련이 죽는 그 장면에서도 되게 많이 놀랐다. 무엇보다 저희는 청아예고 학생이기 때문에 로나가 자퇴하고 다른 일들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석훈이랑 사귀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점에서 '작가님은 제가 상상한 그 이상'을 쓰기 때문에 '감히 상상할 수 없구나. 작가님 최고시다'하면서 대본을 읽었다"고 밝혔다.

펜트 키즈들의 악행들도 어른들을 맞먹을 정도로 악랄했다. 초반 학교폭력을 일삼는 장면 등이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방심위의 법정제재인 주의를 받기도 했던 것. 진지희는 이 같은 설정들과 촬영에 대해 "감독님과도 '이런 악행이 시청자 분들이 너무 잔인하게 보시면 어떨까', '후 반응이 두렵다'는 얘기도 많이 나눴는데, 사실 이게 헤라팰리스 아이들이기에 가능했던 거 같다. 이 아이들이 '얘를 죽여야지. 어떻게 해야지'라는 반응이 아니라, 어쩔 수 없던 거다. 이 아이들은 너무 재미있었고, 아이들이 노는 방식이었던 거다. 그래서 감독님도 '너희가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얼굴로 악행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서브텍스트를 담아서 하는 연기보다는 이 순간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처럼 보일 수 있도록, 그렇게 보이게 저희가 많이 노력을 한 거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감정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진지희였다. 배로나를 향한 액행은 물론, 민설아를 향한 악행들을 저지를수록 심적인 부담감이 심했다는 것. 진지희는 "드라마 내용인 것은 알지만, 이상하게 괴롭히는 연기를 하고 나면 마음이 안 좋다. 로나를 때리는 날도 있었는데, 그 날은 로나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았다"고 했다.

그러나 진지희가 연기한 유제니는 안하무인의 성격을 갖고는 있지만, 단순한 성격 덕분에 시즌1 말미 배로나에게 손을 내미는 인물이 됐다. 이 덕분일까. 그동안 진지희가 연기했던 '하이킥' 속 배역인 '빵꾸똥꾸' 정해리의 성장형이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그와 결이 다른 인물임이 증명되기도. 진지희는 "시청자 분들이 보시기에 제니가 해리의 연장선이라고 보실 수 있지만, 제니는 나름대로 이유가 다 다르다. 그래서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제니는 해리와는 다른 아이라고 생각한다. 또 후반부에는 '상대에게 그러면 안된다'는 마음의 변화가 제니에게 보이더라. 겉으로 보기엔 악동이지만, 다른 면모가 있어서 제니에게 애착이 갔다"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를 해왔고, 워낙 인기를 얻었던 시트콤 '하이킥'의 주역이었기 때문일까. 여전히 진지희에게는 '빵꾸똥꾸'라는 유행어와 꼬리표가 따라온다. 진지희는 아역 이미지를 벗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아역 이미지를 벗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에전에는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가질 수 있는 역량에 맞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제 나이대에 할 수 있는"이라며 "그리고 오히려 벗어나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제가 갖고 있는 캐릭터, 재미있는 캐릭터가 있으면 항상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 진지희가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연기는 '펜트하우스' 속 천서진 같은 악녀. 진지희는 "김소연 선배님의 피아노 신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선배님 연기에 모든 감정이 압축돼 있고, 그걸 피아노를 치며 광기에 다다르게 연기하는 모습에 소름 돋고 놀랐다"며 "한가지 역할을 해본다면, 김소연 선배님 역할을 해보고 싶다. 제가 여태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연기이기도 하고, 더 악랄한 악녀의 모습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2020년은 '펜트하우스'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면, 2021년은 성장하는 진지희의 모습이 그려질 것. 그는 "'펜트하우스'가 저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며 "올해는 스스로 저를 더 다짐하고 여러 역할에 도전할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진지희가 출연하는 '펜트하우스'는 시즌1을 마쳤으며, 시즌2로 오는 2월 돌아온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