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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민호·송명기 PS 활약 부러웠다" 설렘 가득 노시환, 2021시즌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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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원래 영어는 좀 한다. 바디랭귀지는 자신있다. 내년이 기대된다."

2021년을 기다리는 노시환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한 메이저리그(MLB) 출신 코치진과 함께 하는 첫 시즌이기 때문이다.

올해 KBO리그 포스트시즌에서는 유독 젊은피의 활약이 돋보였다. 소형준(KT 위즈) 이민호(LG 트윈스) 송명기(NC 다이노스) 등은 어느덧 팀을 이끄는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노시환은 이를 TV로 지켜보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민호나 (송)명기가 큰 경기에서도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부러웠다. 나도 가을야구에서 팀의 중심타자로서 뛰어보고 싶다. 우리 팀이 지금 당장 우승을 노리는 팀은 아니지만, 1년 1년 노력하다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올해 노시환은 107경기, 387타석을 소화했다. 시즌 후반기에는 붙박이 3루 주전으로 뛰었다. 팀내 유일의 두자릿수 홈런(12개)을 쏘아올리며 거포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홈런 1개에 그쳤던 첫 시즌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김태균의 전매특허였던 발 끝을 찍고 치는 타격폼(토-탭, Toe-Tap)을 배우면서 한층 성장했다. "은퇴하셨지만, 제 롤모델은 오직 김태균 뿐"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레그킥을 하지 않아도 파워가 부족하진 않다. 선구안이 좋아진 게 확실히 느껴진다. 변화구를 볼 여유가 생겼고, 자세에 안정감이 붙으면서 오히려 장타가 늘었다. 홈런이나 장타 개수를 늘린 점은 개인적으로 뿌듯하다. 일단은 내년에도 이 타격폼을 이어갈 생각이다."

하지만 정교함 부족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타율은 2할2푼, OPS(출루율+장타율)는 0.685에 그쳤다. 아직 어린 속내와 긴장감도 숨기지 못했다. 득점권 찬스에는 평소보다 더 약했다(타율 1할6푼). 반면 8번타자로 출전할 때는 타율 3할1푼3리, 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노시환은 "이상하게 하위 타선일 때 더 잘 맞더라. 더 편한 마음으로 친 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면서도 "팬들과 구단의 기대감을 잘 알고 있다.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데뷔 3년차를 맞이하는 노시환의 어깨는 제법 무겁다. 주전 3루수는 물론 클린업트리오, 팀내 최고 거포의 역할까지 책임져야한다. 사실상 내년 한화 타선에서 많은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외국인 선수 라이온 힐리, 노장 이성열 외엔 노시환 뿐이다. 어깨에 얹힌 '김태균 후계자'의 압박감도 만만치 않다.

마침 새롭게 합류하는 조니 워싱턴 투수코치는 거포 육성 전문가다. LA 다저스 시절 작 피더슨, 코리 시거, 코디 벨린저를 키워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리그 최고의 유망주로 성장시켰다. 노시환의 기대와 의욕이 클 수밖에 없다.

"영어는 원래 좀 한다. 바디랭귀지는 특히 자신있다. 올해 타율이나 삼진 비율이 높았던 점을 보완하고 싶다. 새 타격코치님께 많이 배울 것이다.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경험이 아닐까."

최근에는 색다른 방송 나들이에 나섰다. 지난 28일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팀을 이뤄 게임 이벤트에 출전한 것. 비록 첫 경기에서 우승팀을 만나 40분 혈전 끝에 탈락했지만, 동년배 친구들과 함께 격하게 게임을 즐기는 모습은 한화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했다. 노시환은 "원래 야구할 때 빼곤 말이 많다"며 웃었다.

노시환은 12월 내내 하주석과 함께 웨이트 및 필라테스로 땀을 흘렸다. 특히 "내야수에게 필요한 몸의 유연성이나 골반의 가동 범위 늘리기에 좋다"며 필라테스를 예찬하기도 했다. 연말 짧은 휴식을 마치고, 1월부터는 고향 부산에서 스프링캠프를 대비한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내년엔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포스트 김태균'이란 수식어에 먹칠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