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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예상 이상의 야구계 반발, 키움과 허민은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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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야구계 전반적인 분위기가 키움 히어로즈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히어로즈와 허 민 의장은 어디로 가고 있나.

KBO는 지난 22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키움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한 심의에 나섰다.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다. 정운찬 총재가 어느 때보다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서 최종 승인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상벌위는 일주일 가량 고민한 끝에 28일 최종 결정을 내렸다. 키움 구단과 김치현 단장에게 엄중 경고를, 허 민 의장에게는 직무정지 2개월 제재를 부과했다.

키움은 이튿날인 29일 오전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키움 구단은 KBO 징계가 확정된 직후부터 내부에서 많은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징계 수위, 특히 허 의장에 대한 직무정지 처분이 '카오스'를 일으켰다. 내부 격론 끝에 키움 구단은 "모든 야구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구단 및 단장에 대한 엄중 경고 처분에 대해서는 수용하겠다"면서도 "이사회 의장의 투구 등 행위에 대한 KBO 징계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기로 결정했다. 향후 진행되는 과정 및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허 민 의장의 직무 정지 처분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허 의장은 KBO가 징계를 통보한 12월 28일자로 직무정지가 시작된 상태다. 향후 키움이 직무 정지 징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한다면, 법정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징계는 멈췄다가 법원의 결론이 난 이후 재개된다.

키움의 대응에 KBO는 더욱 단호했다. 상벌위 그리고 KBO가 가장 고민했던 대목이 바로 허 민 의장이었고, 수 일에 걸친 난상토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소송에 대한 걱정 역시 공존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강경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의견이 모아졌고, 키움 구단의 입장 발표 이후 KBO 관계자들은 "리그 규정은 일반 사회 법규보다 엄격하게 적용된다. 이에 반발하면 키움 스스로 리그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여론이 키움 측에 불리하다. 29일 프로야구 원로 모임인 일구회가 "KBO의 허 민 의장 징계를 적극 지지하며, 다시는 KBO리그를 야구 놀이터로 삼지 않기를 키움과 허 민 의장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키움이 더는 리그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의사를 표시했고, 같은날 현역 선수 단체인 프로야구선수협회도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허 민 의장의 태도는 리그 가치를 심하게 훼손시키는 것이며, 리그 퇴출까지도 고려돼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키움 구단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당부했다.

그동안 숱한 논란에도 '마이웨이식' 행보를 보여왔던 키움이지만, 이번만큼은 모르쇠로 넘기기에 쉽지 않아 보인다. KBO와 이사회는 물론이고, 선수들까지 반발하는 상황에서 실제 법적 다툼으로 이어진다면 더욱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KBO도 키움이 정확히 어떤 식으로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겠다는 건지,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아직 확실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키움 구단은 여전히 비상 상황이다. 예상치를 벗어나는 징계와 야구계의 집단 반발. 키움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